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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야권 후보자 캠프 관계자에게 ‘단일화 질문이 지겹지 않느냐’고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이 관계자는 “단일화 이슈는 기자들만 관심있어 하는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하면서도 “해당 후보와 엮이는 보도가 늘어나며 관심도도 늘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여당 후보에 비해 저조한 관심이 아쉽지만 동시에 단일화 이슈로 세간의 관심이 갑자기 상승한 것도 사실이라는 겁니다.
6·13 지방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여론조사로 판단한다면 여권 후보들의 전국적인 강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야권 후보들의 속은 타들어 갑니다. 저마다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적인 반등의 계기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특히 지지율 2·3위를 달리고 있는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의 단일화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구체적인 논의 여부에 대해선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최근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김문수·안철수 후보에 이어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선 배현진·박종진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도 흘러나옵니다. 한 쪽에서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하면 다른 한 쪽에서 ‘시기상조’라는 취지로 답변하는 식의 ‘밀고 당기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후보 입장에서 단일화는 한 마디로 ‘자존심이 상하는 일’입니다. 자력으로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여의도는 저마다 영역에서 ‘한 가닥 하던’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다만 이렇게 야권 후보단일화로 관심이 쏠리는 것은 지금 야권후보들이 얼마나 열악한 상황에 놓였는지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정치 발전에 그리 바람직한 논의도 아닙니다. 건전한 정책경쟁이 아닌 표의 유불리로 판단하는 지극히 정치공학적인 접근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