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방북 예술단 공연 어땠나

정치 행사서 민간 교류로 발전
조용필 윤도현 등 남측 대중음악 큰 인기
  • 등록 2018-03-20 오전 6:00:00

    수정 2018-03-20 오전 8:13:17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남북 해빙 분위기를 타고 우리 예술단이 평양에서 공연한다. 2002년 이후 16년 만이다.

이번 공연은 4월 말로 예정한 남북정상회담의 사전 행사며 지난달 열린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방남 공연에 대한 답방의 의미도 있다. 20일에 열리는 남북 실무회담에서 공연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가수 겸 작곡가 윤상이 우리 측 예술단 음악감독이자 실무접촉 수석 대표로 박형일 통일부 국장, 박진원 청와대 통일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과 참석한다. 공연 시기는 4월 초로 잡고 있으며 대중음악과 클래식으로 ‘열린음악회’와 유사한 분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 부수 행사서 민간 교류로 발전

남한 예술단이나 예술인의 방북 공연은 분단 후 남북 문화예술 교류의 물꼬를 튼 1985년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 교환 방문과 함께 시작했다. 이후 1990년에 서울전통음악연주단 17명이 평양에서 열린 범민족통일음악회에 참가해 공연했다. 1998년에는 평양 봉화예술극장과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에서 리틀엔젤스공연이 성사됐으며 11월에는 윤이상통일음악회에 남한 연주단이 참가했다. 당시 공연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문화예술 분야의 교류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이전의 방북 공연은 정치적인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문화예술 자체의 발전 동력과 역량에 의한 교류 성격은 옅었으나 2000년 이후 민간 분야에서 공연이 나오기 시작했다. 1999년 평화친선음악회와 민족통일음악회, 2001년과 2002년 김연자 단독공연, 2002년 남북교향악 연주회와 MBC 평양특별공연, 2003년 통일음악회, 2005년 조용필 단독 콘서트, 서울 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아, 고구려 고구려: 광개토호태왕’까지. 평양에서만 10차례가 훨씬 넘는 공연이 열렸다.

△조용필 윤도현 등 대중음악 큰 인기

정통 클래식이나 국악 위주의 공연도 있었으나, 대중음악에 클래식을 곁들이거나 대중음악에 국한한 공연이 더 많았다. 이번 공연도 과거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연자, 윤도현, 조용필 등 대중가수는 평양 공연 후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85년 첫 방북 공연 때부터 김정구, 김희갑, 하춘화 등 당시의 인기 가수들이 대거 참여했다. 1999년 평화친선음악회에는 패티김, 태진아, 최진희, 설운도 등 중견 가수와 젝스키스, 핑클 등 아이돌그룹이 참여해 화제가 됐다. 2002년 MBC 평양 특별공연에는 이미자, 최진희, 윤도현밴드, 테너 임웅균 등이 참여했으며, 2003년 류경정주영체육관 개관기념 통일음악회에는 조영남, 이선희, 설운도, 신화, 베이비복스와 바리톤 김동규 등이 출연했다.

△16년 만에 방북.. 이번에는?

16년 만에 진행하는 우리 예술단인 만큼 누가 무대에 설 것인지 관심이 몰린다. 현재 조용필과 이선희가 평양 공연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평양에서의 공연을 경험했다. K팝 아이돌 가수도 무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초 취소된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행사에는 보아, 이적, 정인 등 젊은 대중가수들과 피아니스트 손열음, 국악 신동으로 불리는 유태평양 등이 참여할 계획이었다.

장소는 방북 공연이 가장 잦았던 곳은 평양 서성구역 와산동에 위치한 봉화예술극장이 유력하다. 최고급 자재와 설비로 건축된 봉화예술극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특히 아꼈던 공연장으로 2000석 규모 대극장과 800석의 소극장이 있다. 이밖에 평양대극장, 동평양대극장 등이 거론된다. 실무회담에서 결정할 공연의 내용과 공연단의 규모에 맞춰 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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