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탈 고성장 쿠쿠전자, 지주사 전환으로 날개 단다

사드 악재에 가전 매출 부진…렌탈사업으로 실적선방
렌탈·가전·투자부문으로 분할…투자부문 지주사 전환
렌탈사업 품목 및 해외사업 확대…"성장성 보다 부각"
  • 등록 2017-07-15 오전 9:07:00

    수정 2017-07-15 오전 9:07:00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렌탈사업 고성장으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우려를 떨쳐낸 쿠쿠전자(192400)가 지주사 전환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렌탈사업 품목 확대와 해외사업 강화로 실적 성장세에 탄력을 가할 방침이다. 급등세를 보이다 잠시 주춤하는 주가도 다시 상승 시동을 걸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 들어 쿠쿠전자 주가는 14.7% 올랐다. 사드 악재와 개성공단 폐쇄 등 정치적 이슈로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던 쿠쿠전자는 지난 5월 새 정부의 내수경기 부양 등 정책 수혜 기대감에 25% 넘게 급등했다. 가파른 상승 이후 조정을 받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주사 전환으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장중에도 전날대비 7.7% 오른 15만9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쿠쿠전자는 기존 전기밥솥에 의존하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렌탈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해 왔다. 쿠쿠전자는 렌탈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며 SK매직·청호나이스 등과 함께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렌탈사업은 1분기 기준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에 1분기 사드 영향으로 면세점 매출과 중국 수출 감소로 가전사업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렌탈사업 매출이 22% 늘어나면서 선방했다. 쿠쿠전자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4% 감소한 1900억원, 영업이익은 1.1% 줄어든 272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렌탈사업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정수기를 중심으로 렌탈사업이 여전히 고성장을 이어감에 따라 신규 진입자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2분기 렌탈사업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한 654억원, 영업이익은 30.9% 늘어난 123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쿠쿠전자는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렌탈사업을 인적분할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쿠쿠전자는 전날 렌탈사업을 분할해 쿠쿠홈시스(가칭)를 설립하고 가전사업은 쿠쿠전자로 물적분할한다고 공시했다. 투자사업부문으로 분할되는 쿠쿠홀딩스는 지주사로 전환된다.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는 재상장을 추진하고 쿠쿠전자는 비상장법인으로 남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분할을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이벤트라며 반기고 있다. 회사 측은 렌탈사업에서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기존 제품 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친 품목으로 늘려갈 것임을 밝혔다. 또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의 렌탈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쿠쿠전자의 말레이시아 법인은 2015년 진출 이후 약 2년만에 13만계정을 돌파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 연구원은 “렌탈사업이 꾸준한 계정수 증가,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주사 전환으로 성장성이 보다 부각되면서 주가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전사업도 사드 영향으로 면세점 매출 부진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지난 6월부터 중국 홈쇼핑을 통한 전기밥솥 판매가 재개됐고 신상품 마케팅 활동을 정상화하면서 하반기 점진적인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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