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유커 발길이 뚝 끊긴 사이 동남아와 일본 등 여타 지역 관광객들이 빈 자리를 채우고 있다. 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발해 자국민의 한국여행 전면금지 조치를 내린 지 한달이 지나면서 유커는 급감했지만 일본·대만·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오는 관광객이 늘면서 국내 유통·관광업계도 한숨을 돌리고 있다.
정부와 유통업계가 사드 유탄을 피하기 위해 일본과 동남아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도 한몫했다. 최근 정부는 시장 다변화를 위해 중국 단체 관광객에게만 허용하던 전자비자를 동남아 단체 관광객에게도 5월부터 발급하기로 했다. 또 제주행 환승 단체 관광객에게는 15일간 무비자 입국을 허용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중국 항공사들이 운항을 취소하며 반납한 슬롯(이착륙 시간)을 동남아나 일본 등 신규 노선에 제공할 계획이다.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70% 이상이던 롯데면세점은 일본에서 ‘한국 여행 상품 박람회’를 열었고, 신라면세점은 동남아 취항 항공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만 바라보던 천수답식 관광 산업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며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로 지역별·업종별 관광·유통 부문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방한 관광시장 다변화와 서비스 개선을 통해 중국시장 대체 수요를 확대하고 한국 관광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