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약은 혈관을 수축하는 물질 분비를 막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혈관을 수축하는 근육을 이완시키는 칼슘채널차단제(CCB), 소변을 배출시켜 혈압을 떨어뜨리는 이뇨제, 혈압상승에 관여하는 교감신경을 억제하는 알파차단제, 베타차단제 등 다양한 기전으로 혈압을 떨어뜨린다. 문제는 혈압을 높이는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하나의 약으로는 혈압저하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두 기전의 약을 섞은 복합제를 많이 쓴다. 가장 많이 쓰는 ARB와 CCB를 합친 복합제는 지난해 시장규모가 3126억원에 달한다.
최근의 트렌드는 세 가지를 섞는 것이다. 이미 ARB+CCB의 2제 복합제 시장은 조금씩 줄고 있다. ARB+CCB제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6%나 줄어든 수치다. 국내에서 3제 복합제를 가장 먼저 선보인 건 일본계 다이이찌 산쿄로 이 회사는 지난 2013년에 세비카HCT를 처음으로 출시했다. 세비카HCT는 ARB+CCB에 이뇨제를 합쳤다. 세비카HCT의 지난해 매출은 178억원으로 전년대비 72.1%나 늘었고 올해에는 300억원을 거뜬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세비카HCT의 성공에 자극 받은 국내업체들도 고혈압 3제 복합제를 개발 중에 있다. 일동제약(249420) ARB+CCB에 고지혈증 치료제인 로수바스타틴을 섞은 3제 복합제와 ARB+CCB에 이뇨제를 섞은 3제 복합제를 개발 중인데 두 약 모두 임상 3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제약사들이 3제 복합제를 개발하는 이유는 환자의 복용편의성 증대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김종진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고혈압은 원인이 복잡해 대개 여러 성분의 약을 같이 써야 효과가 좋다”며 “”고혈압 약은 평생 먹어야 하는데 한 번에 두세 알을 먹는 것보다 한 알을 먹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