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사무소에 앉아서 뭐합니까. 기업들 방문하기도 바쁜데요.”
국내 VC/PE 중 중국투자에 첫 입문한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의 김진하 대표는 한 달에 절반 정도를 중국에서 보낸다. 중국에 머물 때는 빼곡히 메모해놓았던 스타트업을 포함한 기업 방문에 시간을 할애한다. 상하이 사무소는 중국 진출 한국계 기업들의 인큐베이팅 장소로 제공하고 있을 뿐 거의 찾는 일이 없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중국의 금융굴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스컴에서 김 대표를 섭외 1순위로 두고 있지만 한 차례도 출연한 적이 없다. 김 대표는 “유망 투자 기업을 발굴하기도 바쁜데 TV 등에 출연하게 되면 본연의 투자업무에 충실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지금은 중국 투자에 대한 최적기인 만큼 기업 방문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 △김진하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대표(왼쪽)가 중국 현지 진출 한국기업에 대한 투자를 위해 현장 실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제공] |
|
김 대표가 유명세를 타는 이유는 중국 시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린드먼아시아의 설립자이기도 한 그는 상하이 복단대에서 국제경제 박사를 수료한 후 1994년부터 동양그룹의 중국투자 총괄을 맡았다. 이후 홍콩, 상하이, 심천, 베이징 등 중국 현지에서 약 14년간 생활하면서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해왔다.
김 대표는 “린드먼아시아는 중국시장과 함께 성장하는 한·중 기업에 투자하는 운영전략(일정 정도 경영권에 참여하는 지분투자)을 창업시부터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다”며 “모든 운용펀드가 중국시장과 관계된 기업에 투자하고 밸류업(Value Up)을 하는 전략으로 국내 유일의 중국시장에 특화된 투자사”라고 강조했다. 실제 린드먼아시아는 중국의 Top 10안에 드는 우수한 투자운용사와 10여년에 걸친 공동투자와 협업을 중심으로 우수한 중국기업에 공동 투자할 뿐 아니라 밸류업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대표는 “린드먼아시아는 현재까지 약 3800억 규모의 중국시장 관련 펀드를 운용해 왔다”며 “현재까지 운용한 펀드중에서 1개의 펀드도 손실을 낸적이 없는 것도 중국관련 리스크를 걱정하는 투자가들에게 리스크 조정은 운용사의 중요한 역할임을 상기시켜 준다”고 말했다.
중국기업(외국기업)이 한국금융 역사상 최초로 한국거래소에 상장한 3노드디지털 그룹은 린드먼아시아의 대표적인 투자사례로 꼽힌다. 린드먼아시아는 70억원 규모의 펀드를 통해 3노드디지털 그룹에 투자했었다. 린드먼아시아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중국진출 한국계 제약사의 홍콩증시 상장을 추진중이다.
| △중국기업중 국내 증시에 최초로 상장한 3노드그룹 현장실사 [사진=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제공] |
|
김 대표는 중국투자시에는 반드시 중국정부의 중장기 계획을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닌 기업, 즉 △중국정부의 정책방향 △시장 현황 △한국 기업의 상대적 우위성이 확보되는 기업 등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계 VC/PE에 대해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호흡이 중요한 시장인 점을 감안하고 자체적인 딜 소싱 능력을 바탕으로 딜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5년~10년간 끊임없이 현장에서 움직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친구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 두번 식사도 하면서 사는 이야기도 하고 사업이야기도 하는 사이”라며 “이러한 만남을 최소 5년, 길게는 10년을 지속해야 중국인들의 마음속 깊이 생각하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으므로 오랜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