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시 인도인가

나는 인도에서 인생을 배웠다
권소현ㅣ340쪽ㅣ소울메이트
  • 등록 2016-04-27 오전 6:15:30

    수정 2016-04-27 오전 6:15:30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매캐한 매연은 감각을 마비하고 거리엔 지린내가 진동한다. 40도를 넘는 더위에 체력은 금세 방전된다. 그런데도 왜 인도인가. 인터넷에서 ‘인도여행’을 검색하면 관련 도서만 5000여권. 삶의 지옥을 경험했다면서도 인도는 여전히 많은 여행자의 유토피아다. 저자 역시 ‘인도에서 인생을 배웠다’고 고백한다. 기자생활을 중단하고 공무원으로 업종을 전환했으나 성공적인 이직에 실패한 저자는 무작정 인도 델리행 비행기를 탔다. 하지만 여유는커녕 하루를 무사히 넘기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인도는 쉽게 답을 쉽게 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책은 두달여 인도여행으로 건져 올린 인연과 감상을 한데 묶었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낯선 인도의 모습을 솔직하게 풀어내는 동시에 어떤 상황에서든 발휘하는 인도인의 ‘노 프라블럼!’(문제없어!) 정신에 대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세상을 좀더 낙관적이고 관대하게 바라보라고 말한다.

감상을 단순히 써내려가는 다른 여행에세이와 달리 인도의 계급제도, 여성의 지위, 트레킹 가방 싸기, 이동수단 선택법, 해외여행 중 아플 때 대처하는 요령 등 알아두면 좋을 여행팁을 담았다. 재주 부리지 않은 정직한 문장은 흡입력이 있다. 책머리에 빌려온 마르셀 프루스트의 글귀도 인상적이다.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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