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의 증시브리핑]감기걸린 코스피

  • 등록 2014-10-01 오전 8:01:11

    수정 2014-10-01 오전 8:01:11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환절기인 탓인지 코스피도 감기에 걸린 모양이다. 지난 달 2060후반대에서 기분 좋은 출발을 하며 2100선도 뚫을 기세였던 지수는 어제(30일) 2020에 겨우 턱걸이했다. 그나마 장 중에는 2007까지 밀렸다. 예상치도 못했던 홍콩이 문제였다.

우리 증시 도처에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 일부 증권사의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조원대로 내려온 상태이며 추가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슬그머니 나온다. 현대차 역시 한국전력의 삼성동 부지 매입에 따른 폭락 이후 이렇다 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리면 한숨은 더 커진다. 이달 미국의 양적완화가 종료되는 만큼, 금리 정상화 시기를 놓고 글로벌 투자자의 눈치 보기가 한창이다. 내년 중순이다, 더 당겨질 수 있다 등 다양한 추측들이 나오고 있지만 확실한 것은 헬리콥터로 돈을 풀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린다는 것.

달러는 강세로 돌아서고 있고 환율의 변동성은 심해졌다. 지난달 초 1013원선이었던 달러-원 환율은 전날 1055.20원으로 장을 마쳤다. 여의도가 수출주와 내수주의 유불리를 점쳐볼 새도 없이 수직상승했다.

달러 강세에 상품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전날(현지시간) 유가가 갑자기 3%대 폭락하자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0.28% 내리는 등 뉴욕증시도 하락세로 마감했다.

그 와중에 홍콩의 정치 문제가 터진 것이다. 중국펀드를 굴리는 한 운용역은 “일주일 짜리도 안 될 이슈인데 제법 영향을 준다”고 평가한다. 이미 중국 정치체제에 대한 문제는 티벳의 독립문제 등으로 익숙한 사안이라는 것.

그러나 건강할 때 걸리는 감기야 반나절 자고 낫는 사소한 일이지만 안 좋을 때 걸리는 감기는 한 달을 앓아눕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호재 없는 코스피로서는 악재에 더욱 크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경절 연휴를 맞아 홍콩증시는 오늘부터 2일까지, 중국 증시는 7일까지 쉬어간다는 것이다. 몸이 허약할 때는 무리하게 나서는 것 보다 쉬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우선 3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9월 고용보고서가 금리 인상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는 만큼, 주말까지 잠시 장의 분위기를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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