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진짜 게임은 이제부터

뉴욕증시 3월 랠리..월간으로 7개월만에 반등
  • 등록 2009-04-01 오전 8:34:43

    수정 2009-04-01 오전 8:34:43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3월장을 강세로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3월 한달간 8% 넘게 상승했다. 이같은 월간 상승폭은 2002년 10월 이후 가장 컸다.

JP모간체이스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주요 은행들이 1~2월 흑자를 내고 있다고 밝힌 점이 3월 랠리를 촉발했다. 여기에다 미국 재무부가 은행 부실자산 처리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신용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국채매입에 나선 점도 3월 랠리를 도모했다.

래리 글레이저 메이플라워 어드바이저(Mayflower Advisors) 매니징디렉터는 "미국 정부의 국채매입 발표는 큰 의미가 있었다"고 말한다. 또 미 정부의 자동차산업 처리 방안도 최소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있다는 점에서 증시에는 도움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글레이저는 최근 미국 정부가 증시부양에 보다 적극적인데, 이는 월가에 좋은 것이 메인가(실물경제)에도 좋다는 생각을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레그 우다드 매닝 앤 내피어(Manning & Napier) 스트래티지스트는 향후 장세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사람들이 많은 현금을 쌓아놓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시점에선 상승장을 놓칠까 안달이 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현재 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고, 이로 인해 통화와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책이 궁극적으로 실물경제로 파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브라이언 데일리 코니퍼 증권( Conifer Securities) 세일즈 트레이더는 다소 신중한 모습이다. 3월 랠리가 강했지만 연말까지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여전히 의문점이 많은 상황이고 하반기 펀더멘털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매우 부진했다. 미국의 주요 20개 대도시의 지난 1월 집값은 전년동기에 비해 19%나 급락했다. 컨퍼런스 보드의 3월 소비자 신뢰지수도 바닥권 수준이고, 시카고 지역 제조업 경기도 1980년 이후 최악으로 확인됐다.

데이비드 블리쳐 S&P 지수위원회 위원장은 "데이터를 보면 밝은 곳이 별로 없다"고 말한다. 미국 20개 대도시의 집값이 모두 하락했는데, 이는 미국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경기위축이 진행중임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3월 랠리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는 1분기 전체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그래선지 월가의 투자자들은 최근 반등세를 `베어마켓 랠리(약세장속 강세흐름)` 이상으로 보고 있지 않다.

짐 홀츠만 레전드 파이낸셜(Legend Financial) 어드바이저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최근 반등이 베어마켓 랠리임을 시사한다고 말한다. 또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반등의 이유를 `숏커버리징`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주식을 빌려 매도를 하는 공매도 세력들이 증시가 반등하자 매도 포지션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주식을 대거 매입해 일시적으로 반등세가 연출됐다는 얘기다.

빈스 파렐 소레일증권(Soleil Securities) 투자책임자는 "만약 최근 반등세가 `숏커버링` 이상의 랠리로 평가를 받기 위해선 주식시장이 앞으로 전개될 혼란과 악재들을 극복할 수 있어야할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러한 악재들을 극복하고 상승할 경우엔 주식시장이 어느 정도 장기적인 상승세로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진짜 싸움이 이제부터라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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