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안 견해차 못 좁혀…"오늘 합의 어려울 수도"

10일 오전 여야 원내대표 만나…오후 재회동 예정
법인세 두고 與 "최고세율↓" 野 "中企 세율↓"
박홍근 "대기업 법인세 낮추려 예산안 발목"
주호영 "경제철학 관한 것…주주·종업원이 이익"
  • 등록 2022-12-10 오후 1:42:50

    수정 2022-12-10 오후 1:42:50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여야는 10일 오전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 처리를 위해 협상을 이어갔지만 법인세 인하를 비롯한 쟁점을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1시께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비공개 회동을 40여분 진행하고 내년도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을 논의했다. 오전 회동에서 이견을 해소하지 못한 이들은 이날 오후 5시께 다시 회동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정기국회 마지막날이었던 전날, 여야는 협상을 이어갔지만 끝내 예산안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2014년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이후 새해 예산안 처리가 정기국회 회기를 넘긴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부터 한 달 동안 임시국회에 돌입했다.

주호영(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벌인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원내대표는 회동 후 취재진에게 “법인세를 포함해 아직 해소할 이견이 있어 정부와 여당 입장을 최종적으로 묻는 과정을 밟고 있다”며 “우리의 최종 입장을 전달했고, 정부·여당의 검토된 입장을 오후까지 달라고 해 오후 정부·여당 입장을 받아 다시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여당이 여전히 완강해 오늘 저녁 (예산안) 합의 처리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대통령실을 포함한 정부와 여당의 태도와 인식을 비춰봤을 때 (내일 오전 중 처리) 가능성도 높아보이지 않아 걱정된다”고 부연했다.

회동을 마친 주 원내대표는 “그동안 이견이 정리되지 않았던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의견 접근을 위한 노력해봤지만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며 “한 건 한 건 합의된 것도 있지만 의견 차가 있는 것이 전체 일괄 타결돼야 하는 성격도 있다, 우리 주장이 받아들여졌을 때와 안 받아들여졌을 때 감액 규모 차가 있다”고 전했다.

여야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하향하는 정부안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민주당은 과세표준(연 영업이익) 2억~5억원 중소·중견기어 법인세율을 현행 20%에서 10%로 낮추는 안을 우선 처리하자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최고세율을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유가, 금리 급등 등으로 이익을 많이 낸 3000억원 초과 103개 초슈퍼 대기업의 법인세율까지 대폭 낮춰주려 정부·여당이 예산안 처리까지 발목 잡을 때가 아니다”라며 “어려운 경제 상황을 감안해 중소·중견기업 5만4444개의 법인세율을 낮춰주자는 지극히 상식적 주장에 왜 동의 안하는지 납득 어렵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중재안(최고세율 22%로 낮추되 2년 유예 시행)을 받지 못하면 시행을 3년 늦추고 23~24%로 낮추려 했는데도 요지부동”이라며 “법인이 이익을 많이 내면 법인의 주주나 종업원이 가져가는 것인데 그것이 왜 ‘초부자 감세’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양보하기 어렵느냐는 질문에 “우리 경제 철학에 관한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양당 모두 서로의 양보를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행정부가 하고 싶은 모든 것을 국회가 뒷받침하라고 한다면 왜 헌법에 3권 분립이 규정돼있겠느냐”며 “예산안 처리를 최대한 지연시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키기 위한 정략이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시간을 줄이려는 꼼수는 결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주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택했으면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에서 중요한 가치인 감세에 따른 투자·일자리 창출을 들어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민주당에 나라를 위한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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