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 물가가 크게 뛰는 등 인플레이션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시작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두고 논쟁이 계속되면서 글로벌 증시 전반에 부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한 주(8일~12일)간 코스피 지수는 전주보다 0.47포인트(0.02%) 하락한 2968.8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차례도 3000선을 넘지 못했다.
| 1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3.88포인트(1.50%) 오른 2968.80에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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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보다 6.2% 상승하며 3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인식과 달리 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며 테이퍼링 조기 종료·금리 인상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11월 첫째 주까지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던 미국 증시가 둘째 주 들어 혼조세를 보이자 국내 증시 역시 횡보를 이어갔다.
국내 주식시장에선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미디어·게임주가 상승했다. 또 변동성은 크지만 기대수익률이 높은 중소형 테마주 위주의 장세가 나타났다.
증권가에선 다음 주에도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가 2850~3000포인트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4분기 소비 시즌에 진입한데다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승인 이벤트는 긍정적이지만 물가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서다. 또 4분기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대형주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고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가 순매도로 돌아서는 등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량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글로벌 물가불안과 대주주 양도세 회피 수급 출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이들 요인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마성 위주의 중소형 종목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재선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숲보다는 나무를 보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소프트웨어 업종 내 순환매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NTF(대체불가능토큰)와 메타버스, P2E(플레이 투 언)에 대한 관심을 지속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연말까지 제조업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이어질 수 있다”며 “그동안은 코스닥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12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 편입된
크래프톤(259960) 엘앤에프(066970) F&F(383220) 카카오게임즈(293490) 일진머티리얼즈(020150)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 6개 종목으로의 자금 유입도 기대된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일 평균 거래대금 대비 패시브 매수 수요가 가장 클 종목은 F&F로, 거래대금 대비 자금 유입 규모 비율 622.9% 예상한다”며 “신규 상장 종목을 향한 패시브 펀드 매수 수요는 최초 편입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번 주에는 미국과 중국의 화상 정상회담과 주요 실물 경제지표 발표를 주목해야 한다. 15일(현지시간) 저녁으로 예정된 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첫 화상 회담으로 양국의 관계 개선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과 중국의 소매판매와 산업생산도 발표된다. 시장에선 미국의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전월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중국의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높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주요 실물 지표가 발표되면 경기 흐름에 좀 더 주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