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성장세에 무색해진 ‘기업가치 부풀리기’ 논리

증권가 “삼성물산 2배 규모 알짜회사로 성장”
재계 “K바이오 대표기업 불확실성 해소해야”
  • 등록 2020-08-19 오전 5:00:05

    수정 2020-08-19 오전 5:00:05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올 들어 크게 오르면서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3위 자리를 굳혔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부풀렸다는 검찰의 주장이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증권가에서 나온다.

18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주가는 전일 대비 0.25% 상승한 80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42만8500원)에 비해 87.16% 올랐고, 52주 최저를 기록했던 지난해 9월2일(26만1000원) 대비로는 207.28% 뛰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53조643억원으로 삼성전자(348조6353억원), SK하이닉스(56조8670억원)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

검찰은 삼성이 지난 2015년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제일모직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를 실제보다 높게 평가해 삼성물산과의 합병비율을 제일모직에 유리하도록 조작했다고 주장한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바꾼 것도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무관치 않다고 의심한다.

그러나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황을 보면 검찰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7016억원, 영업이익 917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올해 상반기 매출은 5149억원, 영업이익은 1437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8% 급성장한 7659억원을 올렸고, 122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특히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43.44%) 가치는 23조511억원(53조643억원의 43.44%)원으로 삼성물산 시가총액(21조7723억원)을 상회한다.

증권가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총 기준으로 삼성물산에 비해 두 배나 커진 알짜 회사로 성장했다”며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실제보다 부풀려 삼성물산 주주들이 손해를 봤다는 주장은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선 상장한 뒤에 10만원대에서 60만원대까지 치솟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를 한때 30만원 이하로 떨어뜨려 투자자 손해를 초래한 것은 오히려 검찰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한 증권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100만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K바이오’의 대표 기업”이라며 “검찰이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를 수용해 불확실성을 해소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 6월26일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단 및 불기소’를 의결하고 이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권고했다. 검찰은 아직까지 기소 여부를 결론내리지 못하며 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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