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타적 사용권은 보험사들의 신상품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2001년 말 도입된 제도로, 권리를 인정받으면 최소 3개월에서 최장 12개월까지 독점적으로 상품을 팔 수 있다.
KB손보·삼성·신한생명 등 줄줄이 특허 신청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지난달 26일 손해보험협회에 ‘갑상선 바늘생검 조직병리진단비’와 ‘전립선 바늘생검 조직병리진단비’ 특약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했다. 해당 특약은 지난달 초 출시한 암보험 ‘무배당 KB 암보험과 건강하게 사는 이야기’에서 가입 가능하다. 손보협회는 오는 15일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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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갑상선이나 전립선 암으로 진단되는 경우에만 보험에서 진단비가 지급돼 왔다면, KB손해보험 ‘전립선 바늘생검 조직병리진단비’ 특약의 경우 암 진단 전 의심소견으로 검사를 진행할 때도 보장을 해주는 것이다. 진단비는 연간 1회 지급된다.
KB손해보험은 관련 특약 개발을 위해 총 2년여의 시간을 소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외 상품 및 대학병원과의 업무협약 등을 통한 관련 시장조사에 약 8개월, 특히 위험률 개발과 요율 검증 등에는 약 1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앞서 삼성생명도 지난달 21일과 생명보험협회에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했다. 삼성생명은 어린이보험인 ‘우리아이올바른성장보험’에서 선택할 수 있는 ‘학교폭력피해보장특약K(무배당)’에 대해 독점적 판매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 특약은 학교폭력을 통해 입은 신체상해는 물론 정신적 상해까지 보장한다는 게 특징이다. 피보험자가 학교폭력 피해자고, 해당 학교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학교폭력피해치료’를 결정하면 50만원의 위로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번 특약은 보험업계 최초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신체적, 정신적 피해치료에 대해 직접 보장한다”면서 “공교육 체계 내 교육통계를 활용해 학년별, 성별 등 합리적인 위험률을 산출할 수 있다는 점 등 진보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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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의 배타적 사용권이 늘고 있는 건 시장선점 효과 때문이다. 자체개발한 보험상품의 위험률, 서비스를 독점적으로 판매하며 고객을 확보하고, ‘업계 최초’ 타이틀을 통해 홍보효과도 톡톡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DB손해보험은 지난달 운전자보험 선택 특약인 ’교통사고 관련 6주 미만 상해 보상 특약‘에 대해 3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받고, 운전자보험 판매 수치가 크게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DB손보는 지난 4월 운전자보험 가입건수가 22만건으로 전달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보험 가입률도 하락하고 수익도 하락하는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독창적 상품 개발을 통해 출구를 찾고 있는 것 같다”면서 “배타적사용권을 따게 되면 자체 경쟁력도 강화되고, 영업을 할 때에도 마케팅 효과도 볼 수 있어 앞으로도 많은 곳이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타적사용권은 2015년 상품개발 사전규제권을 갖고 있던 금융당국이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의 후속조치로 보험상품 개발에 개입하지 않기로 하면서 활발해졌다.
배타적 사용권 부여된 상품 개수도 2015년 8건에서 2016년 15건, 2017년 33건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도 18건으로 전년(16건) 대비 12.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