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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씨젠 주가는 4월 들어 16.38% 하락했다. 지난 3월 204.38% 급등했던 것과는 딴판이다. 주가는 4월 1일 14% 넘게 하락한 후 줄곧 횡보장세를 이어왔다. 2월 28일 3만6500원이었던 이 업체 종가는 3월 30일 12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주가 급등에 따라 시가총액 규모도 커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28일 씨젠의 시총액은 9575억원으로 코스닥 시총 순위는 29위에 머물렀지만, 3월 2일 1조599억원으로 28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3월 들어 첫 상한가를 친 6일 시총 규모가 1조2684억원으로 22위로 오른 후 지속 상승한 끝에 같은 달 25일 2조3112억원까지 늘어나며 시총 순위 3위까지 올라섰다. 정부의 진단키트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4월 들어서는 주가가 주춤한 만큼 시총 규모도 줄어들었다. 4월 1일 2조4844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같은 달 29일 2조4371억원으로 한 달 간 약 473억원 감소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도 1일 3위를 유지했지만, 다음날 4위, 10일 6위, 13일 7위까지 하락했고 16일에는 8위까지 내려앉았다.
이는 제약·바이오업체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에 뛰어들면서 시장에서 주목도가 떨어진데다, 단기간에 급등한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에 씨젠의 주가가 다시 반등하기 위해서는 실적 개선세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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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후 국내에서 진단키트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은 씨젠을 포함해 20여 곳이 넘는다. 이들 기업은 공시나 보도자료를 통해 직접 또는 자회사로 진단키트 사업을 영위 중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랩지노믹스(084650) △수젠텍(253840) △피씨엘(241820) △우리들제약(004720) △웰바이오텍(010600) △나노엔텍(039860) △진매트릭스(109820) △디엔에이링크(127120) △인트로메딕(150840) △지노믹트리(228760) △필로시스헬스케어(057880) 등이 있다. 오상자이엘(053980)과 EDGC(245620), 엑세스바이오(950130), 강원(114190) 등은 자회사를 통해 진단키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들 업체의 주가도 3월에 반등했지만 4월 들어 주춤한 상태다. 5월 들어 주가가 다시 힘을 받기 위해선 진단키트 사업부문 실적 개선세가 필수라는 분석이다. 직접 진단키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 중 올해 실적 예상이 가능한 곳은 씨젠과 랩지노믹스, 수젠텍 등으로 압축된다.
랩지노믹스는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18억원, 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3.53%, 4400.00%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연간 영업이익은 835억원으로 7490.91%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기업은 올해 1분기뿐 아니라 연간으로도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분석에 4월 중순부터 다시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수젠텍은 지난해까지 연구개발(R&D) 투자확대로 영업적자가 지속했으나 올해부터는 진단키트 대량 판매와 함께 결핵, 알레르기 제품의 인증· 출시할 예정이어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태엽 한양증권 연구원은 “진단키트 회사들이 처음에 코로나 테마에 편승해 주가가 올라가다가 이제는 실적에 대한 리레이팅(주가 상향조정)을 해야 하는 구간으로 진입하면서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나올 수 있는 종목들을 지켜봐야 할 시기”며 “실시간 핵산증폭(RT-PCR) 즉, 분자 진단하는 업체들은 실적이 나오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잡히는 회사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랩지노믹스 등 애초 진단키트 업체들의 실적은 2분기 정점을 찍고 하반기에는 부진할 줄 알았지만, 최근 원재료 수급 환경이 좋아지고, 캐파(생산능력)가 올라가면서 글로벌 비축분이 3·4분기에 계속 나올 수가 있어 하방 사이클로 접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확진자수가 줄지 않고 있는 남미와 진단을 시작하지 않은 국가도 있는데다 미주나 유럽 외 중동 등 매출 지역이 다각화한 업체는 올해 꾸준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