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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한 기업, 롯데그룹. 직원 수 13만여 명, 법인세 납부액 1조5800억 원(2018년 기준) 등 국익에 기여하고 지난 5월에는 대한민국 기업으로 미국 루이지애나주 화학 공장 투자를 하면서 민간 외교 차원에서 찬사를 받았던 기업이다.
최근 반일감정이 악화하면서 롯데그룹에 불똥이 튀었다. 또 일본기업 논란이 일면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사드 부지 제공 후 중국에 몰매를 맞을 땐 ‘애국기업’이라더니 이제는 ‘일본기업’이라는 오해를 또 받고 있다”며 “롯데로서는 일본기업 프레임을 벗어 던지기 위해 했던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국내 상장사인 롯데지주에 편입된 회사 중 호텔 부문을 제외한 유통·화학·식품 분야 66개 회사는 온전히 한국 기업이다. 일본 롯데 지분이 있는 호텔롯데도 상장시켜 궁극적으로 일본 지분율을 50% 이하로 낮추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호텔롯데 주주인 일본 롯데 관계사들도 실질적으로 신동빈 회장의 지배하에 있는 회사들이다.
어떤 기업을 무턱대고 어느 한 국적으로 한정하고 비난하는 것은 철 지난 이야기다. 이를테면 KB금융은 외국인 주주 비율이 67%에 달한다. 삼성, 포스코 역시 다양한 외국 자본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은행과 기업을 외국은행이나 외국기업으로 부르지 않는다. 오히려 세계 속의 ‘한국기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고용창출 등 국익에 대한 기여도가 크기 때문이다.
당시 여론은 한국 기업으로 국가 안보를 위해 협조한 이유로 치명적 피해를 보고 있는 롯데그룹을 지지하고 진정한 한국기업이라는 위로를 건네기까지 했다. 심지어 ‘롯데 구매운동’ 움직임도 있었다. 그랬던 것이 불과 1년여 전이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 이미지가 강하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불매운동부터 한다면 일본 투자 기업이 많은 우리나라에 온전히 살아남을 기업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롯데로선 여론의 부정적 인식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감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