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주요 제약사들이 올해 1분기 무난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제약사들이 연구·개발(R&D)에 투자를 늘리고 있어 영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라는 관점에서 착시효과라는 분석이다.
1일 각사에 따르면 GC
녹십자(006280)는 올해 1분기 매출 2868억원, 영업이익 14억원, 당기순이익 53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5%, 영업이익은 90.5%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에 대해 회사 측은 일시적인 요인이라고 해석했다. 2017년 1분기에 범미보건기구(PAHO)에서 2년치 수두백신 입찰을 진행했고 지난해까지 이 물량이 수출되면서 1분기 매출에 기여를 했지만 올해에는 아직 PAHO의 수두백신 입찰이 진행되지 않아 1분기에 수출물량이 전혀 없었다. 회사 관계자는 “PAHO의 수두백신 입찰이 시행되면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며 “입찰에 성공한 PAHO 독감백신 수출이 2분기에 본격 이뤄져 2분기에는 매출이 본격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도입품목이던 노보노디스크의 인슐린제제 판매 계약이 해지되면서 이 부분의 매출도 줄어들었다. CG녹십자 관계자는 “주력인 혈액제제 사업은 2.2%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해외 매출에서도 혈액제제와 전문의약품 수출은 각각 48.6%, 83.9%의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매출이 소폭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GC녹십자는 R&D 투자는 전년동기 대비 7.8% 늘리는 등 연구개발 기조를 이어갔다.
한미약품(128940)은 올해 1분기 매출 2746억원, 영업이익 260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11.8%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0.9% 줄어든 수치. 한미약품은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179억 원), 고지혈증치료제 ‘로수젯’(157억 원) 등 순환기질환 치료제들이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런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R&D 투자가 이유이다. 한미약품은 올해 1분기 R&D에 593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동기보다 26.5%나 늘어난 것이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1.6%에 이른다. 회사 관계자는 “R&D 증가분을 제외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 매출 모두 양호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069620)은 매출 2381억 원, 영업이익 102억 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10.3%, 27.2% 증가한 수치. 대웅제약의 매출 증가는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양쪽이 모두 기여했다. 전문의약품 부문은 전년동기 대비 15.2% 성장했고 일반의약품 부문은 20.3% 늘었다. 특히 보툴리눔톡신 ‘나보타’의 미국 수출이 매출 증대에 큰 영향을 끼쳤다. 나보타는 올해 1분기에 본격 수출되면서 전년동기 2억 8000만 원에서 1107% 늘어난 33억 2000만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업계 1위인
유한양행(000100)은 1분기 실적 발표를 연기한 상태다. 올해 1월 길리어드에 7억 8500만 달러(약 8808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비알코올성지방간 치료신약의 계약금 1500만 달러(약 168억 원)과 지난해 얀센에 기술수출한 폐암표적항암제 레이저니팁의 계약금 5000만 달러(약 561억 원)
를 올해 1분기에 수령하면서 재무제표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할지를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한양행의 올해 R&D 투자 목표는 1500억 원 규모다. 이는 전년대비 30% 정도 늘어난 규모로 수익성 저하가 우려되는 만큼 1분기에 모두 반영할 지, 나눠서 반영할 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