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의 배신]서울대 '지역균형선발'도 불균형…강남구 출신, 7년새 4배↑

서울대 무늬만 '지역균형'…서울·경기 출신 47%
강남 출신은 7년 만에 4명→18명으로 4배 증가
"내신성적 안보고 수능 최저등급 강화한 여파"
  • 등록 2018-06-11 오전 6:30:00

    수정 2018-06-11 오전 6:44:53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서울대 합격자가 특정 지역에서만 배출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지역균형선발 전형’이다. 서울대는 2005학년도부터 입학생의 지역·고교별 다양성을 구현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지만, 지역균형선발 합격자마저 10명 중 4명은 서울·경기 출신이다. 서울지역 중에서도 강남구 출신 합격자 수는 7년 만에 4배로 늘었다.

10일 이데일리와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전국 지역균형선발 서울대 합격자 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2018학년도 지역균형선발 전체 합격자 622명 중 168명이 서울 고교에서 졸업했다. 비율로 보면 전체 지역균형선발 합격자 중 27%가 서울에서 배출됐다. 경기도 출신 합격자 역시 123명으로 전체의 19.8%를 차지한다. 올해 서울대 지역균형선발 합격자의 46.8%가 서울·경기 소재 고교 졸업자인 셈이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서울대는 매년 입학정원의 약 24%(2019학년도 756명 선발 예정)를 지역균형전형으로 뽑고 있지만, ‘지역균형’이란 명칭과 달리 도서 벽지나 농어촌 학생을 위한 전형은 아니다. 서울 강남부터 지방까지 모든 고등학교 학생 2명을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선발하기 때문이다.

서울 25개 지역구별로 살펴보면 강남·서초 출신 학생이 크게 늘었다. 2011학년도 강남구 출신 서울대 합격자는 4명에서 18명(2018학년도)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 출신 합격자는 3명에서 10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강남 출신 합격자 비율은 2.9%(2011학년도)에서 10.7%(2018학년도)로 7.8%포인트나 상승했으며, 서초구는 2.2%(2011학년도)에서 6%(2018학년도)로 3.8%포인트 증가했다.

2018학년도 지역균형선발 결과를 보면 △강남구 18명 △서초구 10명 △양천구 10명 △송파구에서 10명이 합격했다. 반면 △성북구 2명 △중구 2명 △도봉구 3명 △금천구 3명 등으로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 편차가 컸다.

서울대는 2011학년도 지역균형선발에서 1단계 학생부 교과성적 100%를 반영한 뒤 2단계에서 서류·면접 전형을 거쳤다. 그러나 2012학년도부터는 서류·면접 전형만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출신 합격자는 2011학년도와 2012학년도 사이 4명에서 10명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성북구 출신 합격자는 10명에서 5명으로 반토막 났다.

입시 전문가들은 내신성적보다 서류·면접을 통해 비교과영역에 대한 평가를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교과성적(내신)으로 1단계를 거르는 단계별 전형이 폐지되면서 결과적으로 내신성적보다 비교과를 통한 정성평가가 강화됐다”며 “이런 입시개편으로 지역균형선발에서도 강남권 합격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대가 지역균형 선발에서 1단계 교과전형을 없애면서 내신이 불리한 강남권 학생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갔다는 분석이다. 반면 비강남권 학생들은 교과전형이 사라지면서 지역균형선발에서의 합격 가능성이 낮아졌다.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진선여자고등학교에서 2019 입시설명회에서 수험생 및 학부모들이 참석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욱이 서울대는 2015학년도 지역균형선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2개 영역 2등급’에서 ‘3개 영역 2등급’으로 강화했다. 수능최저기준은 수험생이 수시 학종·교과전형에 합격해도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최종 탈락하는 제도다. 서울대가 지역균형선발에서 기준을 강화하면서 이를 충족하지 못한 탈락생도 늘었다.

실제 지역균형선발에서 2014학년도 12명이 합격한 종로구는 2015학년도엔 단 6명만 합격했다. 같은기간 △노원구(17명→11명) △은평구(11명→6명)도 합격자가 절반이 줄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수능 최저 기준이 강화되면서 1단계에 합격했으나 최종 합격하지 못하는 학생이 적으면 6~7%, 많으면 10%까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수능 등급 맞추기 쉬운 학생들은 강남·양천구 등 사교육과열지구 거주자이거나 특목고·자사고 출신 학생”이라며 “특정 지역 쏠림을 막겠다는 지역균형전형이 그 취지를 제대로 살리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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