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현대위아가 독자 개발한 AWD(4륜구동) 시스템 ATC는 해외 제품보다 더 가벼우면서 소음도 적고, 무엇보다 가격경쟁력도 뛰어납니다. 이번에 스팅어를 시작으로 모든 현대·기아차 고급차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내년 12만대 생산능력을 갖춰 연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창원시 성산구 현대위아(011210) 창원공장에서 만난 손일근 차량부품생산본부장(전무)는 3년만에 독자 개발에 성공한 ATC에 대해 한껏 상기된 목소리로 설명했다. 후륜 기반 전자식 AWD 시스템인 ATC는 후륜 자동차의 동력 중 일부를 앞으로 전달해 네 바퀴를 동시에 굴리는 핵심 부품이다. 주로 고급 자동차에 장착되는 기술로 지금까지는 모두 해외 제품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현대위아가 ATC 독자 개발에 성공하면서 기아차(000270) 스포츠세단 스팅어에 처음으로 장착됐다.
◇현대위아 ATC, 현대·기아차 모든 고급차에 장착
‘티끌하나에 우리의 심장이 멈춥니다’ 현대위아 창원공장에 달린 간판이 큼지막하게 보였다. 품질을 중시하는 회사의 방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불량율을 낮추기 위해 제품에 영향을 주는 공정이나 제품의 관리 항목값을 모두 수치화했다. ATC엔 4종류의 기어가 들어가는데 모두 생산일자와 QR코드가 새겨져 있다. 공장이 아닌 사무실에서도 해당 품질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모든 데이터는 현대기아차로 전달돼 제품에 작은 문제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쉽고 빠르게 파악해 대처할 수 있게 만든다.
현대위아는 지난달 월 1000대 수준의 ATC를 양산해 기아자동차(000270)에 납품했으며 연말까지 1만2000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에는 연 12만대 생산능력을 갖춰 9만대 이상을 납품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위아는 지난 2014년 7월부터 스팅어 출시를 겨냥해 ATC를 개발했고 3년만에 국산화에 성공했다. 현대위아의 ATC는 세계적인 자동차부품사들의 후륜기반 AWD 시스템보다 무게가 더 가벼우면서 납품단가도 저렴하다. 실내 소음 역시 운전자가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최소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손 본부장은 “150회정도 실차조건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내구성 검증을 철저히 하다보니 연구시간이 오랜시간이 걸렸다”며 “현대위아의 협력사만 400곳이 넘는데, 이들 기업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사의 기술 특허를 침해하지 않기 위해 기존 볼타입이 아닌 유압타입으로 구조를 처음부터 다르게 설계했다”며 “향후 현대기아차의 모든 고급차 라인은 물론 해외 완성차 업체로의 수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장자동화’ 가공라인 근무자 단 한명…품질데이터 QR코드에 저장
현대위아 창원 2공장은 1978년에 지어진 공장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신식장비들이 즐비했다. ATC 조립공장은 자동화율이 80%에 달해 시간당 15.3개의 ATC를 생산하고 있다. 약 800㎡(240평) 규모에 39대의 설비가 있었지만 작업하는 사람은 단 두명 밖에 보이지 않았다. 특히 기어 가공라인은 완전 자동화로 1명의 관리자만이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라인을 체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ATC는 자동차 엔진룸과 같은 시험공간에서 품질 점검을 받게 된다. ATC가 엔진과 변속기, 앞바퀴, 뒷바퀴에 연결하고 설정해놓은 모든 도로 상황에서 잘 구동이 되는지 테스트하는 것이다. 모니터 위에 뜬 ‘OK’사인에 초록색 불이 켜지면 완성이다. 완성된 ATC는 완벽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제습룸으로 옮겨진다. 이후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으로 납품돼 스팅어에 장착된다.
현대위아는 이와 함께 창원 3공장에서 스팅어 엔진의 핵심부품인 등속조인트(CVJ)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4세대 프리미엄 등속조인트는 볼 8개를 장착해 회전각을 54도로 키웠고 진동 소음도 줄였다.
손 본부장은 “지난 1988년부터 등속조인트를 생산해 올해 누적 1억개를 돌파했다”며 “올해는 멕시코법인에서도 양산을 시작해 연 20만개 이상의 등속조인트를 만들고 현재 8%수준인 세계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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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현대위아 창원공장에서 한 직원이 스팅어에 탑재되는 ATC의 품질을 검수하고 있다. 현대위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