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천수답 벗어나자" 해외서 기회 찾는 조선 협력업체

경남지역 기자재업체, 아제르바이잔 8월 방문
러시아-독일 등에서도 새로운 기회 모색 나서
KOTRA, 무역협회 등도 측면 지원 강화 시동
  • 등록 2017-03-29 오전 6:00:00

    수정 2017-03-29 오전 6:00:00

아제르바이잔 바쿠조선소에서 작업자들이 조업에 앞서 관리자로부터 브리핑을 듣고 있다. (사진=바쿠조선소 페이스북 페이지)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국내 조선업체들이 수주절벽에 시달리면서 관련 기자재 업체들이 유럽 등 해외 진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시장을 새로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트라(KOTRA), 한국무역협회 등 무역 관련 기관들과 협력을 통해 조선 기자재 업체들이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

오는 8월에는 경남조선기자재협동조합이 KOTRA와 함께 무역사절단을 꾸려 동유럽 지역 신흥국인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할 예정이다. 아제르바이잔은 석유가 매장된 원유국으로, 그 동안 석유자원에만 의존해오던 경제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해운업과 해양 인프라 산업 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선박 현대화, 조선업 발전, 물동량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추진 중이며 항만 재정비와 해운사·선박수리소 성장 지원은 물론, 2010년 국영석유회사의 투자로 문을 연 바쿠조선소를 중심으로 한 조선업 발전 등이 핵심이다.

조선 기자재의 경우 독일, 영국 등 유럽 국가 제품의 비중이 높지만, 한국 업체에서 일부 제품을 조달하면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조선과 해양 엔지니어링 분야 확대가 예상되면서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쌓아 온 한국 업체들에게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KOTRA 바쿠무역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바쿠조선소에서 외강재, 선박용 케이블 등 한국 조선기자재 무역사절단 수용 의사를 확인했다”며 “아제르바이잔이 현재 경제위기를 겪고 있음을 고려해 독일, 영국 등 유럽산 대비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독일, 러시아 등 유럽 지역에서도 새로운 사업 기회가 기대된다. 독일은 최근 크루즈 선박 건조와 수리 산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크루즈선은 화물선 대비 물량이 2~4% 수준에 불과하지만 선가는 5~20배 가량 비싼 고부가가치 분야다.

러시아에서는 선박설비 분야 대형 업체인 ‘수도엑스포트’가 한국을 비롯한 외국산 제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가까운 극동지역에 즈베다(Zveda) 조선소가 조만간 완공되고, 추가로 이 인근에 조선소 건립이 예정돼있어 국내 업체에게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KOTRA 모스크바무역관 관계자는 “러시아와 서방국가 간 경제 제재 지속으로 한국산 설비·부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일부 품목의 일회성 수출 형태보다는 러시아의 조선회사가 원하는 품목을 제품오더가 공개되기 전에 종합적으로 파악해 신속하게 공급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선업계는 이에 앞서 아시아 신흥국을 대상으로 한 활동도 활발히 펼쳐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 바이어들과 KOTRA 수라바야무역관 관계자가 만나 거래·협력을 논의했고, 중국과 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국가 산업개혁 프로젝트를 통해 조선·해양 산업 육성을 외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절벽’을 마주하면서 관련 협력업체들이 일감이 감소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체의 지난해 연간 수주량은 177만6000CGT로 전년 대비 81.4% 감소했다.

국내 조선업계 연도별 신조선 수주량(단위: CGT, 자료: 클락슨,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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