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F 2016]"2050년 AI·인간두뇌 결합한 증강천재 세상 열린다"

美 미래학자 제롬글렌 밀레니엄 프로젝트 회장
  • 등록 2016-06-03 오전 7:57:46

    수정 2016-06-03 오전 8:04:40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첨단 기술을 결합해 인간의 능력치를 극대화한 수십억명의 증강천재(augmented intelligence)가 존재하고 그들과 연결되는 세상에서 살아간다고 상상해보라.”

2일 정책 환경 경제 교육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30년 넘게 미래를 연구하고 있는 제롬 글렌(사진) 밀레니엄 프로젝트 회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2050년이면 인공지능(AI)과 연결된 모든 것(휴대폰, 안경 등)을 의복 또는 신체에 통합함으로써 ‘증강천재’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증강천재는 첨단 기술을 결합해 인간의 능력치를 극대화한 것으로 현실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합해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증강현실을 차용한 개념이다.

그는 “안경을 착용함으로써 시력을 높일 수 있듯이 지능도 기술 발전에 의해 극대화할 수 있다”며 “인터넷에 연결된 컨택트 렌즈를 만들 수 있다면 음성 활성 구글 서치를 활용해 눈 앞에 두 개 이상의 가상현실을 펼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에서 나온 것처럼 허공 위에서도 손가락 움직임으로 가상·증강현실을 언제 어디서든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제롬 글렌 회장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등장했던 손가락 움직임으로 증강현실을 언제 어디서든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는 증강천재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 캡쳐]


제롬 글렌 회장은 증강천재의 출현에 맞물려 인터넷에 연결된 개인 강화 웨어러블 기술과 생체의학 등의 산업이 가장 촉망받는 산업으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본격적인 AI시대에는 기술 전문가(technocrat: 과학적 지식이나 전문적 기술을 소유함으로써 사회 또는 조직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와 의식 전문가(mystic: 인간의 정신적인 측면을 중요시하는 사회를 추구하는 사람)간에 적절한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 전문 집단간 조화가 얼마나 잘 이뤄지느냐에 따라 의식-기술 문명의 질을 결정한다는 얘기다.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을 지닌 AI의 출현에 우려를 나타내는 여론에 대해서는 초기의 유전 공학에 관심을 가졌던 것처럼 필요한 표준과 규정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탐구하는 등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인간이 기술을 활용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공상과학에 등장하는 우려들도 현실화될 수 있다”며 “선의의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정보를 활용하고 10~15년에 걸쳐 어떻게 해야 원하는 미래를 개발할 수 있을지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제롬 글렌 회장과의 일문일답

-우리에게 펼쳐질 미래를 예측한다면


△현재 스마트폰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에 대한 평가를 25년 전의 전화기와 비교해서 생각해보라. 변화는 더욱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은 인공지능과 함께 모든 것, 즉 주변 환경과 의복, 신체에 통합될 것이고 사람들은 증강된 천재가 될 것이다. 수십억명의 증강천재가 존재하고 그들과 연결되는 세상에서 살아간다고 상상해보라. 증강된 천재와 함께 의식-기술 문명에서 살아가는 2050년의 인류는 더 성숙하고 더 현명해질 것이라고 본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모든 것(everything)이란 단어는 어렵다. 1980년대에 쓴 ‘미래 정신: 인공지능: 신화와 기술의 결합(Future Mind: Artificial Intelligence: Merging the Mystical and the Technological)’이라는 책에서 나는 인간의 의식과 기술이 연속체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나는 지금도 의식-기술(Conscious-Technology) 문명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현재 어느 단계까지 왔냐고 묻는다면 미래 의식-기술(C-T) 문명의 약 20%가 존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인터넷에 항상 연결되는 △웨어러블 기술 △방사성 3D 환경 △체내 의료 전자장치 △국경을 넘나드는 상호작용이 일상이 되었으며 컴퓨터를 매개로 한 간단한 뇌-뇌 커뮤니케이션은 이미 시연되고 있다.

-IoE 시대에서 인간과 기계는 어떻게 조화돼야 하나

△미래에는 첨단기술이 몸으로 들어오고 인터넷을 통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이 연결가능한 의식기술(Conscious Technology)의 시대가 올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 전문가(테크노크라트)와 의식 전문자(신비주의자) 간에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 신비주의자와 테크노크라트가 얼마나 마음이 잘 맞는지 그리고 개인 생활에서 신비주의적인 자아와 기술관료적인 자아가 얼마나 잘 맞는가 하는 것이 의식-기술 문명의 질을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란 무엇이며 적용사례는

△인류의 생활을 더 윤택하게 하는 도구, 기구, 방법 등이 늘어나는 한편 글로벌 문제의 복잡성이나 그 규모도 함께 커지고 있다. 개인이나 국가, 기업 등이 개별적으로 해답을 찾을 것이 아니라 이들 모두가 가진 지식을 한 곳에 모아 해결책을 찾는 집단지성이 필요하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이집트와 협력해 이런 시스템을 창조하고 있으며 국가 차원의 집단지성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의 정치적 변화 때문에 아직 완전하게 작동하지 않고 있다. 정부 교육 프로그램은 아직 계류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집트가 정치적 변화를 거치는 동안 한국이 국가 차원의 플랫폼을 창조해 국가 차원의 집단 지성을 구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한국에 조언을 한다면

△AI가 현 추세대로 발전하고 여러 국가들이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 새로운 형태의 일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2050년에는 실업률이 50%에 이를 수 있다. 한국 역시 훌륭한 장기 전략을 수립하지 않는다면 이같은 실업률에 직면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한국은 지금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다. 한국 문화가 새로운 종류의 자아실현경제(Self-Actualization Economy)에 걸맞게 변화하려면 한 세대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아실현경제는 미래에는 AI가 일을 대신 해주기 때문에 인간은 흥미롭고 삶의 의미를 찾는 자아실현만 하게 될 수 있다는 의미다.

-AI가 가져올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있나

△모든 나라가 국가 차원의 워크숍을 열어 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2050년이 되면 현재와 같은 상황이거나 또는 모든 일자리가 사라질지 아니면 가장 좋은 환경이 다가올지 등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에 기반한 일·기술 2050(Work·Technology 2050)이라는 미래예측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6월중 최종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조사결과에 대해 워크숍을 개최한 모든 참여 국가에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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