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시트 위기] 그리스, 옛 통화 드라크마로 돌아갈까

  • 등록 2015-07-06 오전 8:05:04

    수정 2015-07-06 오전 9:42:30

[이데일리 김민구 기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6일(현지시간) 국민투표 최종 결과발표를 앞두고 반대 여론이 압도적인 투표 결과에도 불구하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남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투표 전 호주공영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유로화 도입 후 예전 조폐기를 부숴버려 드라크마화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의 말대로 채권단안을 거부한 국민투표 결과가 곧바로 그렉시트나 유로화 사용 중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번 투표 결과로 그리스는 의도치 않게 유로화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투표 당일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국민이 ‘반대’를 택한다면 다른 통화를 도입해야 할 것이고 새 통화가 도입되는 순간 유로존에서 나가는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유로를 지급 수단으로 쓰는 그리스가 공무원 월급과 연금을 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새 통화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투표결과로 유럽중앙은행(ECB)의 긴급유동성지원(ELA)마저 끊기게 되면 현금이 마를대로 말라버린 그리스로는 국가경제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체 통화인 ‘뉴 드라크마화’를 찍어내야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나라의 화폐 단위를 바꾸는 것은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그리스가 1832년부터 써온 드라크마화를 버리고 1999년 다른 유럽국가들과 함께 유로화를 채택했을 때에도 첫 유로화 유통 이후 정착까지 3년간의 과도기를 거쳤다.

리처드 포츠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적 전례를 비춰봐도 통화 변경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며 “그리스의 경우 신속하게 전환할 역량이 있는지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상황이 더 좋지 않다”고 말했다.

화폐를 디자인하고, 워터마크나 특수잉크 등 위조 방지장치를 추가하고, 액면가를 결정한 후 발행해 효율적으로 전국에 배분하는 것도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지만 더 복잡한 것은 그 이후다.

기존 화폐인 유로화와 어떤 비율로 환산해야 할 지가 우선 중요한 문제다. 과거 드라크마화를 유로화로 전환할 때는 340.750 드라크마를 1유로로 환산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통화를 전환할 때 구 화폐는 더이상 사용되지 않는 데 비해 이번 경우 유로화가 그리스 외 여러 유럽나라에서 계속 유통된다는 점이 큰 변수다.

일단 전문가들은 드라크마가 도입되면 드라크마의 유로화 대비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금융기관들은 드라크마 가치가 최소 20%에서 최대 85%까지 절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드라크마 가치가 하락하면 더욱 더 빨리 화폐를 찍어내야 할 것이고 자본통제 연장과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그리스가 자체 통화를 도입할 때 장점은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드라크마화를 찍어낼 수 있고 공무원 임금과 연금도 새 화폐로 지급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지나치게 많이 찍어내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신뢰도도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떻든 통화 변경에 따른 단기적인 경제혼란은 불가피한 것이다.

이처럼 화폐 제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리스에서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Bitcoin)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가 보도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