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앞에 '장사' 없는 통신株

영업정지, 단말기유통법 시행 호재에도 통신주 '지지부진'
2분기 실적 시장 기대 하회 전망..기관 외면 우려도
  • 등록 2014-07-13 오전 10:40:00

    수정 2014-07-13 오후 3:26:46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영업정지와 단말기유통법 고시안 마련 등 이동통신 3사의 호재가 주가 상승추세로 좀처럼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통신사들의 가장 큰 ‘약점’으로 손꼽히는 보조금 전쟁이 지속되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크게 낮아진 탓이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KT(030200)는 이달 들어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5일 동안 4.7%가 빠졌다. LG유플러스(032640)는 5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더니 이달 들어 잇따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실적 개선 기대에 지난달 주가가 크게 올랐던 SK텔레콤(017670)도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지난 7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며 25만1500원까지 올랐다가 11일 24만원대로 내려앉았다.

무엇보다 2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2분기 영업정지 덕분에 보조금을 쓰지 못하는 통신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실제로 개선 폭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마케팅비용이 기대만큼 감소하지 못한 탓이다. 실제 영업정지 기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고, 영업정지 후 통신사들이 쏟아부은 마케팅비는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KT의 영업정지 기간은 26일, LG유플러스의 영업정지 기간은 22일에 불과했다. 게다가 통신사들은 5월20일 영업재개 이후 6월까지 ‘보조금 대란’이 만들어내는 등 시장 과열 양상을 지속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6월 스마트폰 한 대당 최대 80만원까지 보조금이 지급되기도 했다.

때문에 KT와 LG유플러스는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전망이다. 그나마 영업정지 기간이 45일로 길었던 SK텔레콤만이 마케팅비용 급감 효과로 양호한 실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정부의 강력한 보조금 규제에도 통신시장의 보조금 전쟁 환경이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통신사들이 포화된 시장에서 보조금 말고는 가입자를 유치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말기유통법 시행도 증권가의 기대와 달리 당장 통신주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보조금 상한선을 도입하는 단말기유통법이 도입되면 통신사의 마케팅비용이 감소할 수 있지만 오히려 10월 시행 전까지 보조금 전쟁이 더 치열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미 이통사 간 번호이동 건수는 영업재개 후 100만건을 돌파하며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의 통신주 외면이 계속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1주일 동안 기관은 SK텔레콤 153억원, KT 99억원, LG유플러스 30억원 등을 순매도했다.

이종원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단말기유통법 시행 전 보조금 경쟁 과열 가능성이 남아 있다”며 “통신업 전체의 펀더멘털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도 어려워 단통법 시행 전 공백 기간 동안 기관투자가의 순매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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