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힘못쓰는 현대차

유럽 판매량 감소세 지속
  • 등록 2014-05-28 오전 8:00:58

    수정 2014-05-28 오전 8:24:16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유독 유럽시장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4월까지 미국과 유럽 중국 3대 시장에서 총 126만991대를 판매했다. 기아자동차는 내수에서 부진하지만, 수출은 그런대로 선방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유럽 모든 지역에서 작년 같은 기간과 견줘 6~12%가량 판매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해 누적판매량 기준으로 중국 판매량은 8.5% 늘었다. 반면 미국과 유럽이 각각 0.6%, 1.6% 감소했다.

그나마 신형 제네시스가 투입되면서 4월 미국 시장 판매량이 4.4% 늘어나고 있지만, 유럽은 4월에도 4.1% 감소해 지지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시장은 올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첫 해외 방문지로 선택했을 만큼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이다. 유럽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올해 서유럽 자동차 시장이 작년보다 1.2% 증가한 1305만6000대, 동유럽 시장은 6.3% 늘어난 546만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시장을 합하면 미국시장에 버금가는 규모가 된다.

유럽 시장이 회복하는 동안 현대기아차가 생산과 판매전략을 갖춰 제대로 대응하면 현대차 그룹이 다시 한 단계 도약할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게 현대차 수뇌부의 판단인 것이다. 그렇
지만 유독 현대차만 유럽지역에서 고전하며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

프리미엄 차량은 독일제품을 포함해 유럽제품과 경쟁에서 밀리고, 유럽시장에서 인기 있는 고연비 차종도 부족하기 때문. 최근에는 원화 강세마저 지속하고 있어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하반기 유럽 전략차종인 ‘i20’가 투입되기 전까지는 뾰족한 대책이 없어 이런 판매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서 올해 판매목표를 작년보다 낮췄다”며 “공격적인 판촉보다는 ‘제값받기’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해 움츠러들었던 유럽 시장이 되살아날 것으로 보이는데, 현대차가 유럽에서 기대만큼 판매가 받쳐주지 않으면 글로벌 전체로 봤을 때 고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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