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날도 경기후퇴(recession)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했다. 갈팡질팡 널뛰기 장세는 불안한 심리를 그대로 투영했다.
금융위기의 진원지 주택시장은 바닥없는 추락을 지속했다. 대공황 이후 최악으로 치달았던 금융위기가 `우는 아이의 뺨을 때린 격`이 됐다.
미국 주택건설업체의 체감경기는 또 사상최저치를 경신했다. 3분기 미국 대도시 가운데 5분의 4 가량의 지역에서 주택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캘리포니아 지역의 분기 주택 가격 낙폭은 최대 39%에 이르렀다.
무디스 이코노미 닷컴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 침체는 금융위기의 중심에 놓여 있다"며 "주택가격이 떨어지고, 차압이 늘어나는 한 금융시스템은 안정되지 못하고, 경제도 후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으로 자동차업계를 지원하자는 민주당의 제안에 반대했다. 또 주택차압 사태를 차단하기 위해 150만명의 모기지 대출자를 지원하는데 구제금융을 투입해야 한다는 셰일라 베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사장과도 의견 충돌을 빚었다.
내년 1월20일 새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벼랑 끝에 몰린 자동차업계 지원안 뿐만 아니라 경기부양책도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후퇴 우려와 불투명한 전망 속에서 거래량도 적었다. 관망세가 짙게 깔려 있다는 이야기다. 시장은 당분간 경기후퇴 깊이와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 속에서 오늘과 같이 갈피를 잡지 못할 공산이 크다.
도슨 웰스 매니지먼트의 조 키틀 선임 매니저는 "매수세가 강하지 않았다"며 "HP 호재가 반짝 매수세를 부추긴 것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리지워스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앨런 게일 선임 투자전략가는 "확실한 반등의 스토리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동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