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GDP 4.0% 증가..실제 소득은 `제자리`(종합)

민간소비 증가세 반전..설비투자 급증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소득은 0.5% 증가 그쳐
  • 등록 2006-03-22 오전 8:52:39

    수정 2006-03-22 오전 9:07:21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수출호조와 민간소비 회복, 설비투자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경제가 당초 예상을 웃돈 4.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2%대에 불과하던 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은 4분기 5%대로 뛰면서 경기회복 기대를 더했다.

민간소비 회복으로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높아지면서 수출과 내수의 불균형도 완화됐다. 그러나 국민들의 소득증가율은 여전히 1%에 미치지 못하는 등 체감경기는 여전히 부진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내수 양극화 완화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05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은 4.0% 기록, 작년말 한은 전망치인 3.9%를 웃돌았다.

수출이 견실한 증가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민간소비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설비투자가 큰 폭 증가하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수출의 성장기여율이 큰 폭 감소하는 반면 내수의 성장기여율이 크게 높아져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가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출증가율은 9.7%로 전년 21.0%에 비해 떨어졌지만 하반기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할 정도로 호조세가 이어졌다. 민간소비는 내구재와 서비스 품목에 대한 지출이 늘면서 3.2% 증가해 2002년 7.9% 이후 3년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순수출의 성장기여율이 70.5%에서 36.0%로 하락한 반면, 내수의 성장기여율이 35.6%에서 64.1%로 상승하는 등 수출과 내수가 자리바꿈을 했다.

설비투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전기전자기기와 정밀기기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면서 지난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5.1%를 기록, 2년째 증가세를 보였다.

◇민간소비·설비투자 `눈에 띄네`

분기별 성장률을 보면 회복세가 더욱 뚜렷해진다. 1분기 2.7%로 바닥을 다진 뒤 2분기 3.2%, 3분기 4.5%로 높아졌고 4분기에는 당초 예상인 4.8%를 뛰어넘는 5.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출입 증가율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부분에서 증가세가 확대됐다. 민간소비 증가율이 3분기 4.0%에서 4분기 4.2%로 높아졌다. 특히 설비투자는 3분기 4.3%에서 4분기 10.2%로 급증, 지난 2000년 3분기 31.1% 증가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이 반도체, 영상음향통신, 자동차 등의 생산증가에 힘입어 3분기 7.3%에서 4분기 10.2%로 증가세가 확대됐다. 서비스업은 도소매업과 운수창고통신업 등을 중심으로 3분기 3.4%에서 4분기 3.9% 증가했다.

건설업은 4분기 0.4% 증가해 전분기 0.7%에 비해 증가율이 둔화됐다. 농립어업은 재배면적 감소 등의 영향으로 3분기 -0.2%에 이어 4분기 -0.9%를 기록했다.

◇소득은 `제자리`

실물경제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국민들이 손에 쥐는 소득증가율은 크지 않았다. 지난해 실질 국민총소득(GNI)는 674조5499억원으로 전년대비 0.5% 증가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04년 증가율 3.9%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이다.

반도체와 통신기기, 자동차 등 주요 수출품목의 가격이 하락한 반면 원유 등 수입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실질무역손실이 악화된 영향이 컸다. 지난해 교역조건은 전년대비 5.5% 악화됐다.

명목GDP는 806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5% 증가했고 달러기준으로는 환율하락 영향으로 전년에 비해 15.7% 증가한 7875억달러를 기록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는 1만6291달러로 전년보다 14.8% 늘었다.

경제전체의 물가지수를 의미하는 GDP디플레이터는 내수상품 가격상승에도 불구하고 환율하락 영향으로 전년대비 0.4% 하락했다.

총저축률은 민간저축률 하락으로 전년 34.9%보다 낮은 33.0%를 기록했고 국내 총투자율도 30.2%로 전년 30.4%보다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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