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두산에너빌리티의 체코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가 한국의 유럽 원전시장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팀코리아의 체코 원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계기로 존재감이 부각된 두산스코다파워가 체코뿐 아니라 향후 확대가 예상되는 유럽 원전시장에서 첨병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일 한국과 체코 양국 정상을 비롯해 정부와 원전업계 주요 인사들은 체코 프라하에서 90km가량 떨어진 플젠에 위치한 두산스코다파워 본사를 방문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을 포함한 원전 업계는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체코 원전 전주기 협력 협약식’을 갖고 양국 간 원전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두산스코다파워는 한수원, 두산에너빌리티와 체코 원전용 증기터빈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최종계약이 체결되면 두산스코다파워에서 생산하는 증기터빈을 두코바니 원전에 공급하는 것에 대한 협약이다. 그 밖의 원전 주기기는 한국에서 생산, 공급한다.
| 20일(현지 시각)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체코 플젠)에서 진행된 ‘한국·체코 원전 전주기 협력 협약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앞줄 오른쪽)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앞줄 왼쪽)의 안내를 받아 입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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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현재 폴란드, 루마니아, 네덜란드, 슬로베니아 등 다수의 국가들이 신규 원전을 추진 중이거나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은 이번 체코 원전 수주를 발판 삼아 유럽 다른 나라로 진출을 확대할 계획으로, 유럽에 위치한 두산스코다파워의 역할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두산스코다파워는 이미 체코, 슬로바키아, 핀란드 등 3개국에 원전용 증기터빈 26기를 공급한 바 있으며 현재까지 540기 이상의 증기터빈을 전세계 발전시장에 공급했다.
이어 두산스코다파워는 발전기 기술을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이전 받을 계획이어서 원전사업 수행 능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원전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5월 프라하에서 ‘두산 파트너십 데이’ 행사를 개최하면서 두산스코다파워에 약 2000억원 규모의 발전기 기술 이전 투자 계획을 밝혔다. 기술 이전 완료 시 두산스코다파워는 2029년부터 SMR, 복합화력 등 다양한 발전소용 발전기 자체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 체코 플젠에 위치한 두산에너빌리티의 체코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 공장에서 직원이 증기터빈을 살펴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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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페트로 피알라 체코 총리와 함께 서명한 터빈 블레이드. 이 터빈 블레이드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에 공급될 제품과 동일한 모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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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는 지난 6월 발전기 기술 이전과 공장·설비 투자를 위해 공장 현황, 보유 설비, 기술 이전 일정에 대해 내부 검토를 실시했다. 7월에는 두산스코다파워 설계·생산 엔지니어가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 발전기 공장을 찾아 실제 설비를 확인하고 생산 가능 여부와 투자 계획 논의에 들어갔다.
지난 12일 두산에너빌리티 박지원 회장과 면담을 가진 이반 얀차렉 주한 체코대사도 발전기 기술 전수를 위한 신규 투자 결정에 감사를 표하면서 “체코 원전의 성공적 수행은 한국-체코 원전 산업계가 여러 유럽 국가의 신규 원전사업에 공동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20일(현지 시각)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체코 플젠)에서 진행된 ‘한국·체코 원전 전주기 협력 협약식’에 윤석열 대통령(왼쪽 첫번째)과 체코 페트르 피알라 총리(오른쪽 첫번째)가 임석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두산에너빌리티 박지원 회장, 한국수력원자력 황주호 사장, 두산스코다파워 다니엘 프로차즈카 최고운영책임자(CO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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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회장은 “두산스코다파워의 기술 확보로 양국의 원전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원전 사업은 건설, 운전, 가동 연장을 감안하면 100년에 걸쳐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두산은 언제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