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兆 찍어낸 신종자본증권…엇갈린 희비

[회사채 1분기 결산]④
올해 1분기 신종자본증권 2조7700억 발행
발행사 10곳 중 8곳 금융지주·은행
미매각 CJ CGV, 고금리에 리테일서 소화
  • 등록 2024-04-02 오전 8:30:00

    수정 2024-04-02 오전 8:35:54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연초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수요예측 과정에서 흥행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유일하게 미매각을 맞았던 CJ CGV도 고금리 이점이 부각되면서 리테일 고객에게 미매각 물량이 대거 소화됐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기업들의 신종자본증권 총발행액은 2조7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1260억원)과 비교했을 때는 소폭 줄었지만 3조원 안팎을 이어간 셈이다.

기업별로는 △신한지주 4000억원 △우리금융지주 4000억원 △BNK금융지주 2000억원 △메리츠금융지주 2000억원 △하나금융지주 4000억원 △KB금융 4000억원 △제주은행 500억원 △CJ CGV 1200억원 △KB국민카드 2500억원 △신한은행 4000억원 등으로, 발행기업 10곳 중 8곳이 금융지주나 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부채비율 상승을 통제하면서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 금융지주와 은행의 경우 건전성 확보를 위해 자본성증권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은행권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콜옵션 만기 도래 물량의 차환을 위한 발행과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손실 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오는 5월까지 1%의 경기대응완충자본(CCyB)을 추가로 적립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올해 말부터는 스트레스완충자본까지 도입할 전망이다.

경기대응완충자본과 스트레스완충자본은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기준으로 삼는다. 요구 CET1비율이 오르면서 총자본 비율의 최저 수준도 같이 오르기 때문에 신종자본증권을 추가로 발행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또 KB국민카드는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 최초로 공모시장을 통한 신종자본증권 조달에 성공했다. 유상증자 등 지주 차원에서의 자본 지원이나 회사채 및 여전채 조달보다 공모 시장을 통한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조달 금리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KB국민카드의 발행 금리는 4%대로 나타났다.

CJ CGV는 연 7.30%대 높은 금리와 3개월마다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당초 업황 악화로 인해 기관들로부터 공모액을 모으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개인투자자들의 수요를 노린 것이다. 실제로 기관 수요예측 과정에서 1200억원 모집에 240억원의 매수 주문에 그쳤다. 나머지 미매각 물량은 주관사가 떠안아 일반 법인,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재판매하게 된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와 은행 자본성증권 수요예측에서는 안정적으로 자금이 모이는 모습”이라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 대한 투자 수요가 지속되고 있으며, 은행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은 대부분 첫번째 콜옵션 행사 가능일(call date)에 조기상환을 실시하고 있어 실질적 만기는 5년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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