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재건축진단’ 명칭 바뀌어…“주거환경·노후도” 위주

주차난, 층간소음, 배관 문제 등
노후도와 주거환경 기준 미달시 재건축 가능
법안 통과되면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 착수’
  • 등록 2024-03-10 오전 10:41:48

    수정 2024-03-10 오후 7:28:46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재건축 안전진단의 명칭이 ‘재건축진단’으로 바뀔 전망이다. 겉이 멀쩡해 보이더라도 주차난, 층간소음, 배관 문제 등으로 주거 환경이 나쁘다면 재건축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를 담았다. 1994년 안전진단이 도입된 이후 30년 만의 개명이다.

서울의 한 재건축 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1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은 재건축 안전진단 제도를 개편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1·10 대책’에서 발표한 재건축 패스트트랙 도입을 위한 정부·여당안이다.

개정안은 재건축 안전진단의 명칭을 재건축진단으로 바꾸도록 했다. 무분별한 건물 멸실을 억제한다는 취지로 1994년 주택건설촉진법을 개정해 안전진단 제도를 도입한 이후 첫 변화다.

개정안은 또 재건축진단을 통과하지 않아도 정비계획 수립과 추진위원회 구성, 조합 설립 등 재건축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재건축진단은 사업 인가 전까지만 통과하면 된다.

지금은 안전진단에서 위험성을 인정받아야 재건축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하면 통과 요건을 충족할 때까지 재건축 절차를 밟지 못하고 기다려야 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아파트를 지은 지 30년이 지났을 경우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재건축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명칭 변경과 함께 정부는 지난해 대폭 낮춘 안전진단 평가 항목의 ‘구조안전성’ 비중을 추가로 완화할 예정이다.

정부는 안전진단 평가 배점에서 문재인 정부가 50%까지 높였던 구조안전성 비중을 30%로 낮추고, 주거환경(15→30%)과 설비 노후도(25→30%)의 비중을 높여둔 상태다.

이를 추가로 조정해 콘크리트 골조 같은 구조안전성 비중을 확 줄이고 주차환경, 소음 등을 다루는 주거환경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곧 무너지지 않으니 불편하고 낡고 물이 새도 계속 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안전진단의 내용을 손봐야 하고, 명칭 자체도 국민들에게 쉽게 납득이 되는 명칭으로 바꿨으면 한다”고 개편을 예고한 바 있다.

개정안에는 공사비 분쟁 방지를 위한 방안도 담겼다. 지방도시분쟁조정위원회의 심사·조정 대상에는 사업시행자와 시공자 간 공사비 분쟁을 추가한다.

이와 함께 국토부에 중앙도시분쟁조정위원회를 두고, 위원회 조정 내용에 확정판결과 같은 재판상 화해 효력을 부여하기로 했다. 재건축·재개발 추진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기간이 오래 걸리는 소송까지 가지 않고 빠르게 결론을 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소송, 분쟁으로 인한 사업 기간이 늘어지는 것을 막기위한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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