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왔는데도…재택·유연근무 이어가는 중기

고운세상코스메틱, 주2회 재택 ''책임근무제'' 도입
코리아센터, 시간·장소 자율 ''유연근무제'' 실시
휴넷, 올 하반기 주4일 근무제 전사 도입 예정
코로나 속 재택·유연근무 도입, 생산성 영향 ''미미''
''MZ세대'' ...
  • 등록 2022-05-16 오전 8:10:24

    수정 2022-05-16 오전 8:10:24

코리아센터 서울 여의도 스마트오피스 내부 전경 (제공=코리아센터)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화장품 브랜드 ‘닥터지’를 운영하는 고운세상코스메틱은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주2회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는 ‘책임근무제’를 이달부터 공식 도입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코로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불어닥친 2020년 초부터 재택근무를 탄력적으로 실시했다. 관련 제도를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한 뒤에도 정례화하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선택적 근로시간제(하루 7.5시간 근무) △근무 시작과 종료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출퇴근제 △코어 타임 근무시간(오전 10시~오후 4시) △승인 없는 자유로운 연차 사용 제도 등을 병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직원 80%가량이 여성인 점을 감안해 육아휴직 기간을 1년에서 2년까지 확대한 ‘고운 육아 제도’ 역시 도입했다. 이주호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재택근무를 도입해보니 우려했던 것과 달리 책임감 있는 근무로 성과가 오히려 더 좋아졌음을 경험했다”며 “근무지와 업무성과가 비례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관련 제도를 공식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회사와 임직원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제도를 활발히 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방역 방침이 코로나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소·중견기업 사이에서 최근 재택근무·유연근무·단축근무 등 팬데믹 상황에서 운영하던 근무체제를 이어가거나 새롭게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는 팬데믹 상황에서 재택근무·유연근무 등을 시행해본 결과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반면, 직원들 만족도는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중소·중견기업 입장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인재들을 영입·유지하기 위해 재택근무·유연근무 등이 필수로 자리 잡아가는 추세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전자상거리) 업체인 코리아센터(290510)는 이달부터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근무시간과 장소, 좌석 등을 자유롭게 선택해 일하는 방식이다. 스마트오피스와 집, 회사로부터 승인을 받은 곳이라면 지역을 불문하고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우선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 스마트오피스를 구축했다. 이어 서울 가산동 본사와 부천 KR센터도 스마트오피스로 전환할 예정이다.

아울러 업무 목표를 달성하면 의무 근무시간(주40시간)을 채우지 않더라도 업무시간을 인정하기도 한다.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는 “효율적으로 근무하는 ‘스마트 워크’를 통해 회사 구성원들이 커뮤니케이션과 잠재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수 인재 확보 등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기업 휴넷은 올 하반기부터 주4일제를 전사적으로 도입, 주32시간 근무를 시행하기로 했다. 앞서 2019년 말부터 ‘주4.5일 근무’를 실시해온 휴넷은 이번에 근무체제를 ‘주4일’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휴넷은 현재 부서별로 주32시간 근무를 시범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제도를 보완한 뒤 올 하반기부터 전사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휴넷은 주4일제 외에도 △주1회 재택근무제 △시차출퇴근제 △무제한 자율휴가제 △학습휴가제(5년 근속 시 1개월 유급휴가) 등을 운영 중이다. 조영탁 휴넷 대표는 “지난 2년간 주 4.5일제와 재택근무 등을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등 생산성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수년간 만들어 온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기업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다. 앞으로도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전 중소기업학회장)는 “코로나19로 인한 장기간 비대면 경험을 통해 비대면 효율성이 기업 성과를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를 통해 엔데믹에서도 대면과 비대면을 병행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특히 MZ세대들은 업무환경을 중시하고 개성과 자율성을 원하기 때문에 젊은 인재 확보를 위해서라도 비대면 근무 환경 구축은 필수”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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