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점은 인수하자 마음먹은 매물은 발 빠르게 작업을 마치는 한편 아니다 판단한 매물은 빠르게 손을 털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신세계의 행보에 인수전 흥행마저 좌지우지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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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는 지난달 24일에도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3조4404억원에 인수하는 지분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하기도 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5000억원 규모의 빅딜을 또 이끌어내면서 전력 강화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M&A 행보는 연초부터 시작됐다. 이마트는 올해 1윌 SK텔레콤(017670)이 소유하던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1352억원에 인수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신세계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아니다 싶은 매물은 빠르게 손을 터는 과감함에 있다. 신세계는 지난 16일 업계 안팎에 불거진 보톡스 기업 휴젤(145020) 인수 여부와 관련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검토 사항으로 휴젤 지분 인수를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SSG닷컴은 지난달 30일 배달앱 서비스인 요기요 인수와 관련해 “유통과 배달 플랫폼을 접목했을 때 얻어낼 시너지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인수 의사가 없음을 알렸다.
공교롭게도 두 매물 모두 신세계의 인수전 불참 소식 이후 새 주인 찾기가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 요기요의 경우 8월 초로 예정된 1차 매각 데드라인이 5개월 연장된 상황이다.
휴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세계에 앞서 지난달 29일 GS가 컨소시엄 형태로 소수지분 투자를 검토했으나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고 삼성물산도 휴젤 인수전 참여를 검토했지만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여전히 인수 의지가 있는 원매자들이 남아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굵직한 대기업들이 조기에 손을 털면서 인수전 열기가 식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매각 측 주도 흐름을 사전에 차단하고 향후 인수전에서도 ‘큰 손’ 이미지를 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수의지를 뚜렷하게 관철하거나 또는 접는 것 자체가 업계 안팎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며 “유력 기업을 통해 인수전 열기를 일으키려는 매각 측 입장에서도 전술을 펼치기 어려운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