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고속도로가 하나 생기면 그 인근은 불이 난다. 땅에 불이 나며 사람들의 발품에 따라 땅에서 불이 솟아나는 것이다. 고속도로가 생긴 인근에 있는 숲이 우거진 깊은 산속에도 길이 생긴다. 발품을 판 사람들의 흔적인 발길 말이다.
도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새 길을 보면 생동감이 넘치지 않는가. 국도나 지방도로도 고속도로보다는 못하겠지만 작은 불이날 수 있다. 하다못해 농로나 사도도 땅값을 움직이게 한다.
현재 한국의 길은 빠른 경제 성장과 국민소득 수준의 향상으로 자동차 증가를 빠르게 했고, 거기에 따라 교통량의 수용을 위해 도로건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970~80년대는 주로 도로포장에 주력을 했지만, 현재는 일반국도의 포장은 민통선 이북을 포함하더라도 전국 대부분의 지역인 98%를 차지하고 있다.
지방도와 시도, 군도의 포장률도 80%를 넘고 있으며 산간오지와 농어촌까지 사람의 발길이 미치고 있다. 모세혈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심장에 해당하는 서울에서 지방 곳곳 어디든 갈 수 있는 상황이다.
도로는 각종 기반시설과 사람을 몰리게 만드는데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도로는 지역발전과 개발에 필요한 중요한 도구다. 마치 밥을 먹을 때 숟가락과 젓가락이라고 할 수 있다. 고속도로를 ‘숟가락’이라고 한다면, 일반국도는 ‘젓가락’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몸으로 말한다면 피가 흐르는 혈관 역할을 하는 것이 도로라고 할 수 있다. 도로가 생기면 땅값이 꿈틀거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