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리포트] 하이트진로, 호실적에도 웃지 못한 이유는

맥주·소주 모두 호실적…MS도 확대
판관비 증가에 이익 개선폭 둔화 우려
증권사 13곳 중 4곳 목표가 상향도
  • 등록 2020-08-22 오전 9:00:00

    수정 2020-08-22 오전 9:00:0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하이트진로(000080)가 호실적을 이어갔지만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까지 겹쳐 지난 2분기 가파르게 상승한 주가는 쉬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일부 증권사는 점유율 확대에 큰 점수를 주고 목표가 상향에 나섰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주 대비 2450원(-5.93%) 하락한 3만8900원에 지난 21일 거래를 마쳤다. 지난 14일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이 공개됐지만 당일에는 -6.24%, 18일에는 -4.96% 하락했다. 지난 6월 한달 동안 21.67%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던 모습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0.9% 증가한 5816억원, 영업이익은 410.9% 늘어난 541억원으로 컨센서스를 23% 상회했다. 경쟁사의 공격적 마케팅과 코로나19라는 비우호적인 외부 환경 속에서도 높은 소비자 선호도를 기반으로 견조한 점유율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는 평가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에서도 지난 1분기와 같이 가정용 수요 증가와 지역 확대를 기반으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면서 “소주는 참이슬의 견조한 판매에 작년에 출시된 진로의 인기가 더해져 60% 중반까지 점유율이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고, 맥주는 기존 하이트와 맥스 브랜드의 매출 급감을 테라가 상쇄했다”고 분석했다.

“이익 개선 속도 조절은 예상해야”

다만 실적 호조의 주된 원인은 판관비 축소였다. 1분기 마케팅비는 시장 위축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325억원 집행에 그쳤고, 2분기도 58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 감소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점유율 수성 및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 집행을 고려해 외형 확대에도 원가율이 상승하면서 하반기 이익 모멘텀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면서 “당분간 주가에는 부담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시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덜 썼던 300억원이 집행될 것이고, 특히 여름 성수기가 포함된 3분기에 집행이 집중될 것”이라면서 “7월 마산 공장에 소주 생산라인 증설이 완료되면서 추가적인 인건비와 고정비, 미국에 소주 광고를 시작한 부분이 비용에 추가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적발표 후 목표가를 제시한 증권사 13곳에 따르면 목표가는 4만6000원에서 6만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이중 4곳은 목표가를 상향했다. DB금융투자가 기존 4만7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가장 큰 폭으로 목표가를 조정했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판촉비가 본격적으로 집행되면 하반기 실적 개선폭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2분기 실적 서프라이즈와 예상보다 탄탄한 실적 방향성을 반영해 향후 긍정적 시장점유율 상승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무리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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