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시간 먹통에 오배송까지…고속성장 쿠팡이츠, 부작용 속출

오배송에도 배달원 실수로 배달 완료 버튼 눌렀다 설명
오배송 확인 후 환불 사유엔 '고객 요청'
지난달엔 자동 결제 관련 소비자 항의 잇따라
점심 피크시간대 앱 점검으로 점주 불만도
  • 등록 2020-08-20 오전 5:30:00

    수정 2020-08-20 오전 5:30:00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서울 지역을 기반으로 고속 성장 중인 쿠팡이츠가 연일 소비자 불만과 관련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주문도 안 했는데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가 하면 오배송에도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점심 피크 시간대 시스템 장애로 입점 점주 불만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 중인 A씨는 지난 2일 오후 5시 40분께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주문했다. 쿠팡이츠로 주문하면 평소 30분 정도면 음식을 받아볼 수 있었지만 이날은 1시간 가까이 지나도 배달이 오지 않고 앱에는 배달이 완료됐다는 메시지가 떴다. 이에 A씨는 쿠팡이츠 고객센터에 문의했다.

쿠팡이츠 고객센터에서 돌아온 대답은 “배달 파트너가 실수로 배달완료 버튼을 눌렀다”고 답하면서 배달 예정 시간을 공지했다. 예정 시간에서 10분 가까이 지나도 배달이 오지 않아 다시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동일한 답변과 함께 다시 예정 시간을 재공지했다.

주문한지 1시간 30분이 지났을 즈음 고객센터에 세 번째 연락을 했을 때는 “배달 파트너가 정상배달을 주장하고 있다”며 “연락처를 배달파트너에게 전했고 전화가 갈 예정이다”고 답변했다.

그제야 A씨는 해당 배달원이 A씨가 거주 중인 단지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다른 단지로 배달한 후 배달완료 버튼을 눌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2일 쿠팡이츠에서 음식을 주문 후 배송이 지연되자 A씨가 쿠팡이츠에 문의해 받은 답변 내역 (자료=독자제공)
A씨는 “배달원이 배송 중에 주소를 분실해서 쿠팡이츠 쪽에 다시 문의했는데, 엉뚱한 아파트를 안내해줬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A씨는 오배송된 음식을 받은 쪽으로부터 자기 집에 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가지고 가라는 연락까지 받아 곤혹을 치러야했다.

A씨가 쿠팡이츠에 이 같은 사실을 전달하자 주문을 취소하고 환불 조치했다. 음식을 주문한지 2시간 30분만이다.

A씨는 “환불은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잘못된 사실을 공지하는 등 시간이 걸렸다”며 “심지어 쿠팡이츠 앱에는 환불 사유로 ‘고객요청 주문취소’로 기재돼 있어 마치 귀책사유가 고객에게 있는 것처럼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배달원에게 잘못된 주소를 알려줬다는 배달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고객센터 상담사의 전산처리 실수로 취소 사유가 ‘고객요청’으로 처리된 점을 확인해 담당부서에 수정을 요청했다”고 답했다.

쿠팡이츠 주문과 관련해 소비자 불만이 터져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2일에는 회사원 B씨가 점심식사 후 회사로 복귀하던 중 쿠팡이츠 앱 알림과 부재중전화를 확인했다. 냉면집에서 2가지 주문내역이 결제됐다는 것. B씨는 결제한 일이 없기 때문에 이같은 사실을 쿠팡에 확인했지만 쿠팡은 결제 오류가 아니라 실수로 앱을 눌러 결제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쿠팡이츠는 정상결제로 봤기 때문에 환불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7일 점심시간대 쿠팡이츠 앱이 시스템 점검으로 사용불가한 상태가 됐다. (자료=쿠팡이츠 앱 캡처)
비슷한 사례들이 이어졌지만 쿠팡 측은 해킹이나 전산오류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실수로 앱을 눌러 결제까지 이어지는 희박한 가능성을 원인일 것으로 추측했다.

소비자 뿐만 아니라 최근엔 서비스 오류와 관련한 점주 불만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점심시간 대엔 쿠팡이츠 앱 서비스 오류가 발생해 점주들이 주문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최초 12시30분까지로 예정돼 있던 점검은 1시가 넘어서야 완료됐다. 쿠팡이츠를 통한 점심 영업을 아예 못한 셈이다.

점검 완료 후 일반 이용자들에겐 3000원 할인 쿠폰이 들어왔지만, 점주들에겐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쿠팡이츠를 이용 중인 한 배달음식점주는 “쿠팡 측에서 점주들에게 별도로 안내가 없어 앱에 오류가 발생했는지도 몰랐다”며 “이 오류로 점심시간 대에 아예 주문을 못받았지만 보상에 대한 얘기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쿠팡이츠는 배달앱 업계 3위였던 배달통을 제치고 지난 6월 이용자수 기준 3위로 올라섰다. 6월부터 서비스 지역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고 한번에 한곳만 배달한다는 정책을 기반으로 빠르게 이용자를 모으면서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6월 기준 쿠팡이츠는 51만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로 배달통(26만 MAU)을 두 배 가까이 앞섰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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