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시대가 온다… 유통업계, 배달로봇 도입 가속

GS리테일, 도시락 배송 로봇 클로이 개발
우아한형제들, 딜리플레이트 등 로봇 운영 중
아마존·구글 드론 투자…中 기업도 배달 로봇 도입
전문가 “코로나로 로봇 도입 속도 빨라질 것”
  • 등록 2020-08-10 오전 5:30:00

    수정 2020-08-10 오전 5:30:00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로봇이 식당과 거리를 활보하는 시대가 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서비스가 일상화하며 배달에 로봇이나 드론을 도입하는 움직임이 본격화 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빠른 시일 내 로봇 배달 서비스가 시장에 자리 잡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달라졌다. 로봇의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김성기 GS리테일 상무(사진 오른쪽)와 정원진 LG전자 상무가 배달 로봇 ‘클로이’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GS리테일)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과 LG전자는 지난달 21일 LG전자마곡사이언스파크에서 ‘GS25 상품 로봇 배송 론칭’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배달용 로봇 클로이는 130cm 크기로 몸체에 3개의 서랍이 있어 최대 15kg 중량의 상품을 옮길 수 있다.

GS리테일은 로봇 배송 서비스를 고층 오피스 건물 내 입점한 GS25에 우선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도시락, 샌드위치, 음료 등 점심 메뉴를 배달 주문하는 회사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달 GS25강서LG사이언스점에서 ‘클로이’를 이용한 배송 1차 테스트를 실시하고, 10월 GS25파르나스타워점에서 2차 테스트를 거쳐 연내 실제 서비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GS25는 GS칼텍스와 손잡고 제주도에서 드론을 이용한 배송 서비스를 시현한 바 있다. 드론 배송 네트워크를 상용화하면 연평도, 백령도, 마라도 등 도서 지역에 입점한 점포를 거점으로 인근 부속 도서·산간 지역 주민에게도 접근할 수 있는 물류망을 갖출 수 있다는 전략에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연내에 실질적으로 드론을 이용해 할 수 있는 여러 활동을 추진하고자 현재 유관 부서와 협업 중”이라고 했다.

우아한형제들이 선보인 딜리플레이트K01(사진 왼쪽)과 딜리플레이트L01.(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7월 서울 송파구에 선보인 미래 레스토랑 메리고키친에 서빙 로봇 딜리플레이트를 도입했다. 또 우아한형제들 본사 각 층을 엘리베이터로 오가는 배달 로봇 딜리타워도 운영 중이다.

딜리플레이트는 우아한형제들이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로봇이다. 현재 전국 각지의 식당 48곳이 딜리플레이트 65대를 렌탈해 사용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전국 200개 식당에 300대의 딜리플레이트를 렌탈 판매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뿐 아니라 요리 부문에도 로봇을 도입하기 위해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산하 로봇 연구소 ‘로멜라’(RoMeLa)와 손을 잡기도 했다.

로봇과 드론을 이용한 배달 서비스 도입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아마존과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드론 배송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화물운송업체 UPS 또한 드론 택배 배달에 성공했다.

중국 메이투안 디엔핑이 선보인 자율주행 무인 배달 차량.(사진=대홍기획)
중국의 유통 기업들도 로봇 서비스 도입에 한창이다. ‘중국판 배달의민족’이라 불리는 메이투안 디엔핑 역시 최근 베이징에서 자율주행하는 무인 배달 차량을 선보였다. 중국 음식 배달업체 어러머 또한 코로나 격리자에게 배달을 갈 무인 로봇을 도입했다.

전문가들은 로봇이 배송 등 단순 업무에 도입되는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것이라 전망했다. 이미 프랜차이즈 식당은 물론 대형마트에서도 무인 키오스크를 적극 도입해 인건비를 절감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난 상황에서 코로나 감염 위험이 낮은 배달 로봇의 가치가 높아졌단 설명이다. 배달 로봇은 부당노동 이슈 등에서도 자유롭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2025년에나 일어날 법한 혁신이 앞당겨지며 시장이 뒤바뀌고 있다”면서 “향후 로봇운 더욱 빠르게 서비스 종사자의 업무를 대체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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