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표 못 모은 통합당 후보들, '쩐'도 못 모았다

총선 후보자 전원 후원금 모금액 입수·분석
원외 통합당 후보 평균 9천만, 與 82% 수준
태구민·홍준표·황교안은 한도인 1.5억 달성
與, 원외 1.1억·현역 4개월 만에 1.8억 모금
원외 107명 1.5억·현역 18명 3억 후원 저력
  • 등록 2020-06-29 오전 6:00:00

    수정 2020-06-29 오전 7:15:55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지역구 84석을 건져 163석 지역구의 더불어민주당에게 참패한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평균 후원금 모금 액수에서도 열세였던 것으로 29일 드러났다. 여당에 비해 표를 못 모았을 뿐만 아니라 선거에서 실탄으로 사용할 정치자금 확보 능력도 뒤처졌던 것이다.

현역, 원외比 7천~8천↑ 금배지 힘 입증

이데일리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21대 총선 지역구 출마 예비후보·후보·현역 국회의원 등 1194명 전원의 후원금 모금액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원내와 원외를 가릴 것 없이 통합당 지역구 후보들은 민주당에 비해 평균 후원금 액수가 1300만원에서 2000만원쯤 부족했다.

총선 본선을 치른 민주당 원외 후보 193명은 모두 178억 3800만원을 후원받아 평균 1억 1100만원을 모았다. 반면 통합당 원외 후보 160명은 총 145억 7800만원을 후원금으로 거둬들여 민주당의 82% 수준인 평균 9100만원에 불과했다.

여야 원외 후보 중에서는 107명이 후원금 1억 4500만원 이상을 모아 사실상 한도 치인 1억 5000만원을 꽉 채웠다. 소속 정당으로 보면 고민정·박성준·윤건영·이광재·이낙연·이탄희·홍정민 등 민주당 64명, 김웅·배현진·오세훈·태구민·황교안 등 통합당 39명, 김태호·홍준표 등 무소속 4명이 후원 한도 전액을 쓸어담았다.

총선에 출마한 민주당 현역 의원 93명은 총선 관련 회계보고서 작성 기준인 올 1월 1일부터 지난달 5일까지 약 4개월 동안 총 172억 4200만원을 모아 평균 1억 8500만원을 기록했다. 통합당 현역 의원 65명은 111억 8000만원을 거둬 평균 1억 7200만원을 나타냈다.

원외 후보 평균보다는 격차가 적지만 여전히 1300만원 차이를 기록해 통합당 의원들은 민주당에 대비 93% 수준 후원액에 그쳤다. 양당 모두 현역 의원들이 원외보다 7400만원에서 8100만원 정도를 더 모아 금배지의 힘을 여실히 증명했다.

민생당 현역 의원 11명은 총 13억 5600만원을 모아 평균 1억 2300만원이었다. 정의당 현역 6명은 총 6억 4500만원을 모아 평균 1억 700만원에 그쳐 거대 양당 현역과 수천만원 격차를 보였다.

험지 후보, 모금액도 지역주의 엿보여

여야 의원 18명은 4개월 만에 2억 9000만원 이상을 후원받아 전국단위 선거가 치러지는 해의 1년 후원 한도인 3억원을 사실상 모두 채우는 저력을 과시했다. 민주당 11명(김두관·김부겸·김영춘·김정호·김철민·박재호·박주민·신동근·전재수·전해철·최재성), 통합당 5명(김학용·나경원·민경욱·윤재옥·주호영), 민생당(박지원)과 우리공화당(조원진) 각 1명씩이었다.

다만 이 중에서 김부겸·김영춘·최재성·김학용·나경원·민경욱·박지원·조원진 전 의원 등 8명은 선거에서 고배를 마셔 후원금 모금력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후원금 모금에서 역시 이번 선거결과로 드러난 지역주의를 엿볼 수 있었다. 민주당과 통합당을 가리지 않고 험지에 출마한 후보들의 모금액이 평균치에 비해 현저하게 적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당선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TK(대구·경북) 지역 원외 후보들의 평균 모금액은 4200만원에 그쳤다. 통합당도 마찬가지로 당선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호남 지역 원외 후보들의 평균 모금액이 2000만원에 불과했다.

총선을 목표로 뛰었지만 경선 등을 통과하지 못한 여야 예비후보들의 후원액수는 일반적으로 본선 후보와 현역 의원들에 비해 크게 적었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도 권혁기·김봉준·이화영·하승창 민주당 예비후보 4명은 후원금 1억원을 넘겼다.

특히 경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던 권혁기 현(現)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비서실장은 예비후보 중에서 가장 많은 1억 3100만원을 모았다. 민주당은 권 비서실장이 도전했던 서울 용산에 총선 직전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전략공천했지만 권영세 통합당 의원에게 패배했다.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등이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원 구성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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