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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주총서도 감사·감사위원 못 뽑았어요”
상장회사협의회가 1873개 코스피·코스닥 상장회사(외국회사, 신규상장, 금융회사 등 제외, 자산규모 1000억원 미만 감사위원회 제도(이사회 선임 가능) 회사 제외)의 작년 사업보고서 등을 전수조사한 결과 임기 만료로 올해 정기주총에서 감사·감사위원을 새로 뽑아야 하는 회사가 737개사(감사 451개사, 감사위원 286개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5% 이상 주요 주주나 기관투자가가 없어 감사·감사위원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은 상장사는 20.9%인 154개사(감사 140개사, 감사위원 14개사)로 조사됐다. 감사·감사위원을 선임해야 하는 상장사 5곳 중 1곳은 주식 수 부족으로 안건조차 상정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감사·감사위원을 뽑으려면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25%) 이상이 주총에 출석하고 출석한 주식 수의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문제는 상법상 감사·감사위원 선임(사외이사가 아닌 감사위원 선임시)에 대해선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합산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는 점이다. 상장회사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합계 지분율 평균이 40.98%인데 이중 3%만 의결권이 있는 주식으로 인정되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섀도보팅이 폐지되자 소액주주 비중이 많은 상장사는 발행주식총수의 25% 이상 주식을 주총장에 참석하게 하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장협에 따르면 중소·중견 상장사 1666개사 중 67%인 1119개사가 5% 이상 주주나 기관투자가가 없고 소액주주 구성 비중이 높다. 소액주주들은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하고 주총에 무관심하다. 소액주주의 평균 주식보유 기간은 3~7개월(2017년 기준)에 불과한데다 소액주주의 주주총회 평균 참석율은 지난해 코스피 기준 7.28%다. 전자투표를 통한 의결권 행사율도 3.9% 수준이다.
‘관리종목 유예’는 궁여지책일뿐..잠자는 상법 개정안
금융당국도 이런 점을 고려해 감사위원 선임에 실패하더라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지 않도록 상장규정을 개정했다. 물론 주총 분산 개최, 전자투표 도입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관리종목 유예 횟수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올해 또 다시 감사위원 선임에 실패해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지 않는다. 상법에 따라 기존 감사·감사위원이 업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주총을 여러 차례 열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큰데다 회사를 감시한다는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라도 감사·감사위원 안건 조차 상정하지 못하는 것은 외려 감사 등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상장회사 관계자는 “2~3%의 지분을 갖고 있는 투자자도 많지 않고 소액주주들은 주총에 별 다른 관심이 없다”며 “3%룰이 완화되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의결권 3%룰
상법상 주주총회에서 감사 및 감사위원 선임시 최대주주 등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한 규정. 감사와 사외이사가 아닌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에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합산 3%로 제한(감사 선임시 기타주주의 의결권도 3% 제한, 감사위원은 기타주주 의결권 제한 없음).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임시에는 모든 주주 의결권 3%로 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