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전국 주거지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곳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도 최근 매물이 사라진 가운데 호가가 하락했다. 이 아파트 전용 161㎡은 올 2월 30억원에 팔렸으나 현재 28억원까지 호가 빠진 상태다.
‘강남 불패’ 신화가 흔들리는 것일까. 집값 상승의 바로미터로, 서울 아파트값을 좌지우지해왔던 강남 고가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시행 등 규제 직격탄을 맞은 이후 고가 아파트 매도 호가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올해 뾰족한 상승 동력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아예 가격이 하락 전환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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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146.8로 전달 대비 0.19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이 지수의 상승폭은 작년 말과 올해 초보다는 크게 둔화된 것이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올해 1~3월 동안 매달 3~4포인트씩 올랐으나 4월 들어 0.70포인트 상승하더니 5월에는 거의 미미하게 올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5월 지수 상승폭(0.19) 정도면 사실상 하락세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단지별로 오른 곳도 있지만 떨어진 곳이 4월보다 더 많다는 얘기”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고가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KB국민은행 시세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가격 상위 20% 단지의 평균 매매값은 15억1634만원으로 전달(15억5957만원)보다 2.77% 내렸다. 서울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값은 작년부터 급등을 거듭해 왔다. 작년 6월 13억원대를 돌파한 이후 올해 3월에는 14억원, 4월에는 15억원을 뛰어넘었다. 그러다 5월 들어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서울 전체 집값 끌어내리나
대치동 H공인 관계자는 “집주인과 투자자 모두 서로 지켜보며 눈치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도자들은 호가를 낮춰 팔려고 하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거의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집값 잡기 기조가 이어지는 와중에 금리 상승 등 주택시장 외적 변수도 녹록지 않기 때문에 강남권 고가 단지의 침체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기와 같은 악재가 아니고서는 강남권 고가 아파트값이 내리기는 좀처럼 어려운데 6월 이후 부동산 비수기가 오고,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장기화하면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특히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5월 마지막 주까지 6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면서 서울 전체 집값도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며 “일부 단지는 재건축 진척 상황에 따라 제한적으로 오를 수 있지만 전체로 보면 특별한 상승 동력이 없어 하반기에는 고가 아파트뿐만 아니라 일반 아파트값도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