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남성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가 CJ오쇼핑에 출연해 롱패딩을 판매하고 있다. 이데일리DB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21일 밤 10시20분, 채널이 돌리다 보니 홈쇼핑이다. 요즘 유행이라는 ‘롱패딩’을 판다. 그런데 아이돌이 나온다. CJ오쇼핑에 남성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가 출연한 것. 화면에는 빨강 자막으로 ‘주요사이즈 매진’라고 떴다.
“진짜야? 진짜야? 진짜냐고~”
신동이 깜짝 놀라 중앙 무대에 있는 멤버들에게 달려왔다.
동지현 쇼호스트가 물었다.
“매진이 되면 뭘 보여준다고 했죠?”
이특이 말했다. “뮤직비디오요. 지금 바로 보시죠”
화면에는 슈주의 뮤비, ‘블랙슈트’가 나왔다.
CJ오쇼핑 무대 앞 한켠에 있는 실시간 화면 분할 모니터. 이데일리DB
그날 밤 슈주 출연 소식에 서울 방배동에 있는 CJ오쇼핑 사옥을 가봤다. 밤10시30분, 방송시작 15분 전 멤버들과 오쇼핑 투톱 쇼호스트 이민웅, 동지현 씨가 무대 위에서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슈퍼주니어 출연 CJ오쇼핑 촬영 현장. 이데일리DB
무대 앞 제작진들은 방송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한 스텝은 “홈쇼핑을 보면서 이렇게 웃어본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슈주멤버들의 비주얼과 재치있는 말솜씨, 개인기에다 이·동 쇼호스트의 환상적 궁합이었다. 슈퍼주니어가 새 앨범 20만장 돌파시 홈쇼핑에 출연한다는 공약을 했고 CJ오쇼핑의 젊은 층 겨냥 의류브랜드 씨이앤(CE&)과 만나 ‘역대급’ 시청율과 동시접속자 수(4800여콜)를 기록했다.
방송 결과는 준비한 롱패딩 2만벌 완판. 슈주는 ‘완판 아이돌’, CJ오쇼핑은 그간 업계서 볼 수 없었던 ‘홈쇼핑 예능의 끝판왕’이란 타이틀이 붙었다.
CJ오쇼핑 부조정실. 이데일리DB
주요사이즈 매진 직전 부조정실은 전쟁터가 됐다. 10시45분 방송시작 때만 해도 ‘579’를 가리키던 접속합계가 30여 분이 지나자 무려 ‘4000’을 넘었다. 담당 PD는 “쉬어가자”고 했다. 그러자 무대 위 쇼호스트가 자연스레 슈퍼주니어와 만담을 진행했다. 롱패딩을 사려는 이들이 한번에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CJ오쇼핑 부조정실 내 실시간 판매현황이 나오는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 이데일리DB
부조정실 한켠엔 0.5평 공간의 작은 방이 있었다. 일명 ‘워룸(War Room)’이다. 이곳에는 상품을 기획한 MD가 있다. 라이브 방송을 모니터링한다. 실시간으로 판매율을 보며 무슨색과 사이즈가 많이 팔리는지, 동시 접속자수는 얼마나 몰렸는지 등을 보고 PD에게 파악한 내용을 알려준다.
CJ오쇼핑 부조정실 내 워룸. 중앙에 MD가 앉아 판매율, 실시간 소통 등 상황을 체크한다. 이데일리DB
이를테면 네이비 색상의 패딩이 많이 팔리고 다른 색상을 더 보고 싶다는 고객 요청이 많으면 MD가 이를 PD에게, PD는 쇼호스트에게 전달해 화면상 다른 색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게끔 하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