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아이디어만 있어도 창업자금 지원"…韓 금융사 틈새 투자로 성공기회 열려

첫 한중창업포럼 열려…정부차원 中 창업시장 노크
韓스타트업 20여개사 中 벤처캐피털 100여개사 참여
중국 젊은 창업자·한국 투자자금 '비상한 관심' 드러내
  • 등록 2017-01-28 오전 6:00:00

    수정 2017-02-01 오전 9:04:15

지난 18일 이승원 미래창조과학부 국장이 중국 베이징시 중관춘 크라운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한중창업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문승관 기자)
[베이징=이데일리 문승관 기자]중국 베이징(北京) 서북쪽 대학가에 자리 잡은 중관춘창업거리(中關村創業大街)의 한 호텔에 들어서자 한국의 미래창조과학부와 KIC중국, 중국창업창신 발전위원회, 중국전자상회, 중관춘발전집단, 중국 벤처캐피털100개사, 한국 스타트업 20개 사 등이 참여한 ‘2017한중창업포럼’이 진행되고 있었다.

중관춘은 세계최대 전자 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꿈을 이룬 중국 최대 창업의 메카다. 중관춘 카페마다 마윈 회장과 미국 애플사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사진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창업의 과정은 좌절의 연속이다. 절대 포기하지 않을 때 비로소 성공의 기초를 다질 수 있다”는 마윈 회장의 말은 마치 이곳을 찾는 젊은 창업자들에게 마법의 주문을 거는 듯했다.

원래 중관촌은 은퇴한 ‘중관(中官·환관의 별칭)’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직후에는 중국의 ICT(정보통신기술)산업의 메카가 됐다.

중국 최고 명문대인 베이징대와 칭화대(淸華大), 런민대(人民大)를 중심으로 롄샹(聯想·레노버), 바이두(百度), 샤오미(小米) 등 중국의 대표 ICT 기업들이 대부분 중관춘을 거쳐 갔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외국계 ICT 기업들도 이곳에 연구개발센터를 꾸리고 있다. 한국으로 치면 대덕연구단지, 용산전자상가, 구로디지털단지, 판교테크노밸리를 모두 합쳐놓은 듯한 곳이다.

300미터 남짓한 중관춘창업거리(中關村創業大街)에는 이미 4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운집해있다. 처쿠(車庫), 빙고(Binggo), 헤이마(黑馬)등 창업 관련 카페와 기관 23곳이 들어섰고 하루 평균 36개의 기업이 이곳에서 탄생한다. 수많은 중국의 젊은 인재와 자금이 창업을 위해 몰려든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수많은 기술 인력, 물밀듯이 들어오는 투자자금 덕분에 하루 평균 36개의 기업이 탄생하는 곳이다. 대다수 스타트업 기업들은 벤처캐피털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몇 년 내 주식시장 상장을 목표로 한다.

韓 정부 주최 창업포럼 성황

중국 창업의 메카답게 한중창업포럼이 시작되기 전부터 100여명에 이르는 중국의 젊은 창업준비자들은 비상한 관심을 보이며 행사장을 찾아 한국의 투자펀드에 대해 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특별강연인 바이두 (Baidu)와 알리바바 (Alibaba)에서 각 사의 AI전략에 대해 설명하자 참석자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이곳에서 만난 류양(劉洋·28)씨는 지난해 연말 중국의 한 벤처캐피털로부터 웨딩 촬영 관련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사업의 아이디어를 인정받아 500만 위안(약 9억원)을 투자받았다. 류 씨는 호주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중국석유천연기집단공사(中國石油天然企集團公司·CNPC)에서 일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누렸다.

그런 그가 창업에 나선 것은 중국에 불어닥친 창업 열풍 때문이다. 류 씨는 “호주 유학 후 대형 국유기업에 다니면서 남들이 보기에 꽤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며 “때가 되면 연봉도 오르고 승진도 하는 그런 삶은 꿈 꾸던 바가 아니어서 과감하게 그만두고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과 중국이 연계해 한중창업펀드를 조성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포럼에 참석하게 됐다”며 “B2C(기업-소비자) 중심의 바이오, IT·모바일, 미디어, 소비재 분야에 투자한다는 얘기를 듣고 펀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왔다”고 덧붙였다.

지난 18일 중국 베이징 중관춘 크라운 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2017 한중창업포럼’에서 행사 시작 전 중국의 젊은 창업자들이 행사 참석을 위해 리셉션 장 앞에서 사전 등록을 하고 있다.(사진=문승관 기자)
이날 포럼에는 한국 스타트업의 IR대회와 중국의 벤처캐피털 30여 개사 참가해 투자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아울러 양국의 벤처캐피털과 지원을 받기 위한 기업간의 교류의 시간도 마련됐다.

고영화 KIC중국센터장은 “국내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 활성화를 위한 전략협력 의향서를 체결하고 KIC 중국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들이 중국 투자자들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을 수 있도록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처쿠카페 최고경영자(CEO) 등 11명의 중국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초청된 11명의 심사위원의 평가를 거쳐 선발된 5개 우수 기업에 KIC 중국의 인큐베이션과 액셀러레이션 우선 입주권을 제공하는 등 이번 스타트업 IR에 참석한 모든 기업에 벤처캐피털의 투자 연계를 지원해 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韓 투자자금, 틈새 공략… 성공 기회 활짝

될성부른 벤처기업에 투자해 대박을 노리는 엔젤투자자도 몰려들고 있다. 중국어로는 ‘천사투자자’라고 한다. ‘천사’들이 가장 주목하는 대상은 이곳 거리에서 가장 일찍 출근하고 가장 열심히 일하는 창업자다.

이번 한중펀드는 한국과 중국 벤처캐피탈(VC)이 공동으로 운용하는 최초의 펀드로서 지난해 1월에 1억달러(약 1200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한국 측에서는 한국벤처투자 등 모태펀드가 400억원을 출자하고 중국 측에서는 중국 정부(선전시 산하 선전캐피탈, 300억원)와 중국 민간(300억원 이상)에서 총 600억원 이상을 출자했다. 나머지는 한국운용사인 SV인베스트먼트와 중국 운용사인 포춘링크가 참여했다.

이승원 미래창조과학부 국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 매치투자 양해각서(MOU)를 통해 중국 벤처캐피털들의 투자유치에 좋은 환경이 마련됐다”며 “중국에서 창업에 성공하는 국내 스타트업과 중국 기업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 중관춘창업거리 입구의 모습. ‘이노 웨이(inno way)’라는 문구판이 인상적이다.(사진=문승관 기자)
‘제6회 이데일리 국제금융컨퍼런스(IFC)’의 발제자로 나서는 뚜펑(杜朋) 치디홀딩스 부총재 겸 칭화창업원장은 이곳의 태생과 성장을 지켜본 산증인이다. 뚜펑 원장은 “중국 역사상 창업자에게 이렇게 많은 기회를 준 시기도 없었다”며 “젊은 세대의 취업난이 맞물리면서 전대미문의 창업붐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젊은 한국 창업자와 대박을 노리는 엔젤투자자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이곳이 한국과 다른 점은 정부가 국가적 과제로 육성하고 있고 민간 영역에서 투자가 활발해 한국의 금융사와 벤처캐피털이 그 틈새를 파고들어 진출한다면 성공할 기회가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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