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오른쪽은 아파트 단지와 오피스텔 밀집 지역으로 대부분 1990년대 초 입주했다. 지은 지 20년이 넘으면서 건물의 노후화도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수서동 삼익아파트 앞에서 만난 주민 이모(62)씨는 “KTX 개통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주변 아파트값도 조금씩 오르는 것 같다”며 “역세권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고 사람이 모여들면 언젠가는 재건축도 가능하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신분당선·수서~평택 KTX 개통…‘범강남 생활권’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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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신분당선 연장선(정자~광교) 개통을 시작으로 인천~송도를 연결할 수인선 인천구간 (2월), 수서~평택을 잇는 KTX(8월), 성남~여주 복선전철(올 상반기) 등 4개 노선이 한꺼번에 수도권 동서남북을 가로지르게 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KTX 역사가 들어설 강남구 수서동의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은행권의 집단대출 규제 여파로 주택시장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2260만원에서 이달 15일 기준 2289만원으로 1.3%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강남구 평균 아파트값이 0.2% 하락(3202만원→3196만원)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인근 부동산랜드공인 관계자는 “KTX 개통이 임박하면서 얼마 전 세종시로 출·퇴근하는 일부 공무원들이 수서역 인근 아파트를 구입하기도 했다”며 “지방에 일터가 있지만 강남 생활권을 원하는 실수요자와 임대 수익을 노린 투자자 등도 모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집값은 앞으로 더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성남~여주 복선전철 개통…판교 배후 주거지로 ‘광주’ 부상
수도권 서남부를 동서로 잇는 성남~여주 복선전철(57㎞)과 수인선 연장선 인천~송도 구간(7.4㎞) 등도 올해 상반기 개통을 앞두고 있다. 이들 구간 연결로 가장 주목받는 곳은 경기 광주다. 광주는 분당·판교는 물론 강남과도 인접한 지역이지만 그동안 전철이 없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 성남~여주 복선전철이 올 상반기 개통하면 광주역에서 신분당선 판교역은 단 3정거장(10분), 강남역은 7정거장(30분) 거리로 가까워진다. 광주 태전동 K공인 관계자는 “판교·성남 등에 직장이 있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올해 입주하는 아파트의 분양권 매입 문의가 늘고 있다”며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e편한세상 광주역’ 아파트는 오는 10월 입주를 앞두고 분양권에 1000만원 가량 ‘웃돈’(프리미엄)이 붙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음 달 27일에는 인천과 송도 사이를 오갈 수인선 연장선 구간이 개통한다. 수인선은 내년 말 수원역으로 연결되는 2단계 공사(19.9㎞)까지 모두 마무리되면 분당선과 직접 연결된다. 두 노선이 이어지면 서울 왕십리에서 강남을 지나 성남·수원·인천 등 수도권을 ‘U’자 형태로 관통해 광범위한 지역이 교통 수혜를 입게 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투자자문팀장은 “주택시장에서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지만 극심한 전세난 속에 실수요가 몰리는 교통 수혜 지역은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다”며 “지금처럼 시장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단지별 교통 접근성과 입지 조건 등을 더욱 꼼꼼하게 따져 주택을 구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