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신분당선 전철 개통…'교통호재' 역세권 집값 상승 부푼 기대

KTX 개통 앞둔 수서역 아파트 매매가격 한달 반새 1.3% 올라
신분당선 연결되는 광교 신도시 호가 2000만~3000만원 '껑충'
광주, 성남`여주 복선전철 수혜…분양권에 1000만원 '웃돈' 붙어
  • 등록 2016-01-20 오전 6:30:00

    수정 2016-01-20 오전 6:30:00

[이데일리 양희동 정다슬 기자]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수서동 일대. 지하철 3호선 수서역 4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분주한 공사현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구불구불한 보행자 통로를 5분 정도 더 걸어가자 KTX(수도권고속철도) 수서역사가 눈앞에 펼쳐졌다. 이 역사는 오는 8월 수서발 KTX 개통을 앞두고 외장 공사 등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역사 오른쪽은 아파트 단지와 오피스텔 밀집 지역으로 대부분 1990년대 초 입주했다. 지은 지 20년이 넘으면서 건물의 노후화도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수서동 삼익아파트 앞에서 만난 주민 이모(62)씨는 “KTX 개통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주변 아파트값도 조금씩 오르는 것 같다”며 “역세권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고 사람이 모여들면 언젠가는 재건축도 가능하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신분당선·수서~평택 KTX 개통…‘범강남 생활권’ 시대 개막

△수서발 KTX 역사가 들어설 서울 강남구 수서동 일대가 KTX 개통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다. 오는 8월 개통을 앞두고 KTX 수서역 공사 현장이 분주하다.
주택시장이 미국 금리 인상과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공급 과잉 우려 등 이른바 ‘3대 악재’에 빠져 얼어붙고 있는데도 올해 새로 개통하는 서울·수도권 주요 노선 역세권 지역은 집값 상승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이달 말 신분당선 연장선(정자~광교) 개통을 시작으로 인천~송도를 연결할 수인선 인천구간 (2월), 수서~평택을 잇는 KTX(8월), 성남~여주 복선전철(올 상반기) 등 4개 노선이 한꺼번에 수도권 동서남북을 가로지르게 된다.

경기 남부지역은 수서발 KTX 개통으로 ‘범강남권’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KTX를 이용하면 동탄신도시에서 20분, 평택에서 30분이면 강남 진입이 가능해진다. 이 같은 교통 호재 덕에 전철역 주변 아파트 매매시장은 요즘 불황 무풍지대로 통한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KTX 역사가 들어설 강남구 수서동의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은행권의 집단대출 규제 여파로 주택시장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2260만원에서 이달 15일 기준 2289만원으로 1.3%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강남구 평균 아파트값이 0.2% 하락(3202만원→3196만원)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인근 부동산랜드공인 관계자는 “KTX 개통이 임박하면서 얼마 전 세종시로 출·퇴근하는 일부 공무원들이 수서역 인근 아파트를 구입하기도 했다”며 “지방에 일터가 있지만 강남 생활권을 원하는 실수요자와 임대 수익을 노린 투자자 등도 모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집값은 앞으로 더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30일 개통될 신분당선 연장선 ‘정자~광교’ 구간(12.8㎞)도 그동안 직접 연결되는 지하철이 없었던 광교신도시의 교통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집값에도 상당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버스로 1시간이 걸리던 광교와 서울 강남권이 불과 36분(광교중앙역~강남역 기준) 거리로 좁혀진다. 신분당선 연장선의 개통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광교신도시 아파트 매매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도 서서히 오르고 있다. 광교중앙역과 바로 연결되는 초역세권 단지인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 84.74㎡짜리 아파트는 6억 8000만~7억 2000만원 선을 호가하고 있다. 이 주택형은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6억 5000만~7억원 선에 매매됐다.

성남~여주 복선전철 개통…판교 배후 주거지로 ‘광주’ 부상

수도권 서남부를 동서로 잇는 성남~여주 복선전철(57㎞)과 수인선 연장선 인천~송도 구간(7.4㎞) 등도 올해 상반기 개통을 앞두고 있다. 이들 구간 연결로 가장 주목받는 곳은 경기 광주다. 광주는 분당·판교는 물론 강남과도 인접한 지역이지만 그동안 전철이 없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 성남~여주 복선전철이 올 상반기 개통하면 광주역에서 신분당선 판교역은 단 3정거장(10분), 강남역은 7정거장(30분) 거리로 가까워진다. 광주 태전동 K공인 관계자는 “판교·성남 등에 직장이 있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올해 입주하는 아파트의 분양권 매입 문의가 늘고 있다”며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e편한세상 광주역’ 아파트는 오는 10월 입주를 앞두고 분양권에 1000만원 가량 ‘웃돈’(프리미엄)이 붙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음 달 27일에는 인천과 송도 사이를 오갈 수인선 연장선 구간이 개통한다. 수인선은 내년 말 수원역으로 연결되는 2단계 공사(19.9㎞)까지 모두 마무리되면 분당선과 직접 연결된다. 두 노선이 이어지면 서울 왕십리에서 강남을 지나 성남·수원·인천 등 수도권을 ‘U’자 형태로 관통해 광범위한 지역이 교통 수혜를 입게 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투자자문팀장은 “주택시장에서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지만 극심한 전세난 속에 실수요가 몰리는 교통 수혜 지역은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다”며 “지금처럼 시장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단지별 교통 접근성과 입지 조건 등을 더욱 꼼꼼하게 따져 주택을 구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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