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브리핑]가뭄에 단비 즐기기

  • 등록 2014-07-16 오전 7:54:07

    수정 2014-07-16 오전 7:54:07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장마철은 왔지만, 비는 오지 않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다 농토가 메말라 애써 가꾼 농작물들이 몽땅 말라죽어 버리지나 않을까 농민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기다리는 단비는 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마른 장마가 계속되고 있는 것과 별개로 주식시장엔 모처럼 단비가 내렸다. 수개월째 이어진 환율 악재는 대형 수출주들의 성장을 얽어맸지만, 전일(14일) 달러원 환율이 전일대비 9.2원 오른 것이 코스피 시장의 깜짝 상승을 이끌었다. 전일 코스피는 18.84포인트(0.94%) 오른 2012.72에 마감했다.

환율이 오르면서 전기전자, 자동차 등 국내 대표 수출업종인 전차주(電車株)의 강세가 돋보였다. 2분기 실적 악화 우려감에 맥을 못추던 삼성전자(005930)도 2.64% 올랐고 현대차(005380)현대모비스(012330)도 각각 3.14%, 4.2% 상승했다. 기아차(000270)LG화학(051910)도 각각 3.55%, 3.05%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냐에 쏠린다. 시원한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인지, 살짝 내리다 마는 단비로 그칠지에 따라 투자 전략이 달라질 수 있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환율 상승으로 그친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한국은행이 7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의 4%에서 3.8%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머지 않아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의 달러 매수 심리가 커졌다.

또 미국 중앙은행 의장의 의회 발언을 앞두고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기대감이 형성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점도 환율 상승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같은 추세는 환율의 장기적인 하락 추세가 상승세로 전환됐다기보다는 단기적으로 레벨을 조절하는 과정으로 이해되고 있다.

시장에선 환율 상승세가 다음 달 금통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가뭄의 단비를 즐기기 위해서는 현명한 투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가뭄에 비가 온다고 모든 농부가 수혜를 보진 않는다. 준비된 농부만이 단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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