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때는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분양이 끝난 뒤에는 쌓인 미분양을 털기 위해 고객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이색마케팅 등 온갖 묘안을 짜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벼랑 끝에 내몰린 건설사들의 힘겨운 생존전략이 숨어 있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경기 고양시 동구에 지은 ‘일산자이’ 미분양을 털기 위해 ‘애프터리빙 계약제’를 도입했다. 수요자는 분양가의 20%만 내고 2년간 살아본 뒤 아파트를 살지 말지를 결정하면 된다.
현재 GS건설은 전용면적 159㎡(59평)과 245㎡(74평) 대형 두 개 평형에 이 계약제를 적용하고 있다.159㎡는 분양가 8억6500만 원의 20%인 1억7500만 원만 내면 3년간 살 수 있다. 2년 뒤에는 건설사에 주택구매 여부를 알려주면 된다. 집을 사지 않으면 계약기간인 3년 동안 살고 나올 때 건설사가 대납한 잔금 50%의 2%(2300만 원)를 제외한 1억5000만 원을 돌려받는다. 결국, 2300만 원을 내고 새집에서 3년간 살 수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납골당을 덤으로 주는 아파트도 등장했다. 동아건설은 경기도 동두천시 지행동 214일대에 짓는 지행역 ‘동아 더 프라임’ 아파트를 분양받는 고객에게 한 가구당 납골당 1기를 제공할 예정이다.
종로구 평창동 ‘롯데캐슬로잔’은 분양금액의 50%에 해당하는 잔금을 2년간 유예해 주며, 실내장식 비용 및 취득세를 지원해 주고 있다.
이 같은 눈물겨운 건설사들의 이색서비스는 단순히 수요자를 더 모이기 위한 전략이라기보다는 유동성 확보를 위한 생존전략이란 분석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 침체로 신용경색이 심화된 상황이라 건설사들이 현금 흐름에 아주 예민하다”며 “건설사들로서는 손실을 감수해서라도 할인분양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