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씨티 퍼주면서 車 외면하는 이유는`

전문가들 "금융시스템 보호가 더 중요"
일각에선 車 구제 기대감도 높아졌다고 판단
  • 등록 2008-11-25 오전 8:24:55

    수정 2008-11-25 오전 8:24:55

[이데일리 피용익기자] 미국 정부가 자동차 업체들에 대한 지원을 미루면서 씨티그룹에는 계속해서 자금을 투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디트로이트 `빅3`는 250억달러 정부 대출을 요청하며 이틀간 의회 증언에도 참석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정부는 업계의 자율적인 구조조정 노력 없이는 지원도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반면 씨티그룹에는 불과 한 달 전 250억달러를 투입한 데 이어 200억달러를 추가 지원키로 했다. 비크람 팬디트 최고경영자(CEO)가 워싱턴 D.C.로 갈 필요도 없이 일요일(24일) 밤 전격 결정됐다.

이와 관련, CNN머니는 24일(현지시간) 씨티그룹을 먼저 구제한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라고 전했다.

대니엘 알퍼트 웨스트우드캐피털 매니저는 "빅3 중 한 곳이 파산할 경우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씨티그룹이 파산할 경우에는 이미 타격을 받은 금융 시스템에 더욱 심각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빅3와 씨티그룹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대형 은행 없이는 금융시장이 존재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정부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씨티그룹의 파산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레슬러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씨티그룹은 금융 시스템의 중심에 있으며 경제 전반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회사"라며 "씨티를 구제하는 것은 단지 한 회사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경제 시스템을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마켓워치는 씨티그룹 구제로 인해 빅3 구제에 대한 기대감 또한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씨티에 200억달러 투입과 3060억달러 보증 등 총 326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요구하는 250억달러를 못 줄 이유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정부가 씨티그룹을 지원키로 한 것은 이 은행이 파산할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이는 자동차 업계가 정부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배경과도 같다.

게다가 빅3는 수십년간 신용 시장의 주요 참가자였고, 모기지 관련 부실 자산도 상당 규모 보유하고 있다. 자동차 구제가 금융 시스템과도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마켓워치는 빅3가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가능성은 50%라고 전했다.

시장은 이 50%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GM 주가는 17.3% 상승했고, 포드는 9.1% 올랐다. 최근 3거래일 동안 상승률은 각각 15%, 22%에 달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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