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34거래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섰고, 이에 코스피 지수가 또 한번 급등하면서 1600선을 돌파해 냈다.
어제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64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 지난달 9일 이후 6주만에 매수우위의 매매패턴을 나타냈다.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는 30포인트 넘게 반등할 수 있었다.
이는 기존 매도로 일관하던 포지션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는 시그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어제와 같은 일이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시장은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국제유가가 연일 급락세를 보이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감소했고, 미 의회까지 신용경색 위기를 진정시키겠다고 나서자 시장은 안도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주택경기가 바닥을 찍고 돌아서지 않는 한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현금 확보 역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이들의 현금 지급기 역할을 그만두지 못할 것이란 판단이다.
국제유가 역시 발등의 불을 껐을 뿐이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하고, 달러화 강세반전 역시 하루 아침에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지금의 유가급락이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 전망에 기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최근 하락장에서 낙폭이 컸거나, 대차잔고가 급증한 종목 위주로 외국인 매수세가 몰렸던 것도 그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을 가진 종목이 아니고서는 외국인의 사자주문이 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우려를 확인하는 데는 그다지 오래 걸릴 것 같지도 않다. 당장 밤사이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져 오늘 한국 증시 역시 험난한 하루가 예상된다.
뉴욕증시를 빠지게 한 악재는 전혀 새롭지도 않다. 기존의 우려에서 살을 조금 더 보탰을 뿐이다. 장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