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 주위에 가벼운 물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헤르페스 바이러스. 하지만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면 종종 무서운 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전자부품 생산 공장에서 일해온 조 모(44)씨의 경우도 이에 해당했다.
조 씨는 특히 지난 2003년에는 휴일에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주간 근무와 야간 근무를 반복했으며 업체에서 일어난 파업으로 생산량이 떨어지자 오히려 이를 회복하기 위해 근무 강도를 더욱 높였다.
처분을 받아들이지 못한 조 씨는 소송을 냈고, 조 씨의 손을 들어준 1심과 항소심을 거쳐 대법원 3부 역시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도 산재에 해당한다는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조 씨는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극도로 과로하고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면역기능 저하로 작용했을 것이고 이 때문에 몸 속에 잠복된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재활성화 돼 질병을 일으켰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