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이익 대변안해”(상보)

소버린 추천 사외이사 소액주주 만남서 밝혀
"최회장 거취는 주주 의견에 따라야"
  • 등록 2004-03-06 오후 6:31:38

    수정 2004-03-06 오후 6:31:38

[edaily 하수정기자] SK(003600)㈜ 2대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은 “소버린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소액주주들에게 분명히 밝히고, 지지를 호소했다. 6일 강남 메리어트 호텔에서 소버린이 추천한 SK㈜ 사외이사 후보 5명은 70여명의 소액주주와 대화의 자리를 갖고 이사후보 추천에 동의한 배경과 오는 12일 이사 선임시 자신들의 활동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사외이사 후보중 김진만 전 한빛은행장은 "지난해 11월과 올 1월에 소버린 챈들러형제를 만나 SK㈜의 새로운 이사회가 구성되면 독립적 이사회로 인정할 것을 약속받았다”며 “외국주주든, 한국주주든, 대주주든 특정집단을 대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승수 한나라당 의원과 김준기 연세대 교수등 이사후보들은 "이사회는 주주의 이익을 대표해야 하기 때문에 최태원 회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주주들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기본적으로는 주주들의 의견에 따라 경영진 교체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겠지만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최 회장이 가장 적합한 대표이사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사후보와 소액주주가 함께 대화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국내기업경영에 획기적인 사례”라며 “국내 훌륭한 기업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경영 투명성 결여로 인해 해외기업보다 인정을 못받는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있고 SK㈜도 디스카운트 돼있는 상태로 이를 해소해보자 하는 뜻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소버린 추천 이사후보들은 SK㈜의 향후 경영방안과 관련, "SK㈜를 에너지화학 중심으로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배당정책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회계기준 및 지배구조를 개선시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도록 하겠다"는 개인적인 의견도 제시했다. 김 전한빛은행장은 “새로운 이사회가 구성되고 경영정책이 정립되면 먼저 발표해야할 것이 배당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며 “투명하게 배당정책을 공개하고 향후 주주가치를 계속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SK㈜는 에너지 회사로서의 핵심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SK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계열사들은 정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승수 의원은 "해외 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 장기적인 수입원을 확보해야한다”며 “세계적인 기업들과 손잡고 자원개발에 참여해 SK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기업과 종업원, 주주에게 기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SK㈜가 회계기준과 지배구조를 개선시켜 장기적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시켰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김 교수는 특히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주요 기업의 주총 주주제안을 분석해 그 기업 지배구조개선과 기업가치제고에 도움이 되는 제안을 지지하는 의견을 내는 워싱턴의 `ISS` (Institutional Sharehold Services)社도 SK(주) 주총과 관련 소버린 주주제안에 대해 지지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ISS의 소버린 주주제안 지지는 해외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버린과 SK㈜ 양측이 모두 이사후보로 추천한 남대우 전 한국가스공사 사외이사는 “이 자리에 소버린에서 추천받은 이사로서 나온 것”이라며 “소버린과 SK㈜간 화해나 조정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소버린이 추천한 사외이사 5명과 소액주주들과의 자리에는 소액주주 70여명이 참석했으며 일부 소액주주들은 소버린측에 의결권을 위임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4일자 월스리트저널에 따르면 세계 기관투자자들에 영향력이 있는 미국의 주주자문업체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사는 고객사인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 "소버린측 제안과 SK측 제안을 비교한 결과 소버린의 제안이 더 낫고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한다"며 SK측 제안의 대부분을 거부할 것을 권고했다. ISS의 보고서를 작성한 마크 골드스타인은 "SK측은 지배구조 개선안을 최태원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하려는데 이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SK측의 제안은 집행임원들의 자금 거래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토록 한 감사위원회 전원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버린보다 더 과감하다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외의 제안은 기대에 부족하며 유죄 판결을 받은 최 회장을 이사회에서 제외시키려 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SS는 이에 따라 소버린이 추천한 이사들을 지지하는 한편 SK측에 의해 추천된 이사 후보중에는 한 명만을 제외하고 반대표를 던지도록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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