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전기-우리조명, CCFL시장 "내가 1위" 팽팽

TFT-LCD 5세대 라인증설따라 시장주도권 경쟁
  • 등록 2003-05-22 오전 9:06:01

    수정 2003-05-22 오전 9:06:01

[edaily 하정민기자] TFT-LCD(박막액정표시장치) 업계의 대규모 5세대 라인증설과 LCD-TV 생산 활황을 맞아 냉음극형광램프(CCFL)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있다. CCFL은 TFT-LCD의 핵심부품으로 백라이트유니트(BLU) 안에 빛을 공급해주는 장치다. 국내 CCFL 생산업체들은 업황 성장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설비확장, 거래선 다변화 등을 통한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국내 양대 CCFL 생산업체인 금호전기(01210)우리조명(37400)의 자회사 우리ETI는 정통 "조명업체"에서 "LCD 부품업체"로의 변신을 성공적으로 완료, 투자자들로부터 경쟁적으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두 회사는 특히 제품 공급대상 기업도 삼성전자(05930), LG필립스LCD 라는 세계 LCD생산 1, 2위 업체여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금호전기는 삼성전자, 우리ETI는 LG필립스LCD와 거래하며 사세를 키워와 라이벌 의식이 더욱 강하다. 사업확장 전략도 다르다. 금호전기는 2001년 국내 최초로 CCFL를 개발·양산하는 등 내수시장 다지기에 주력한 반면 우리ETI는 일본 NEC를 통해 소니, 휴렛패커드, AU옵트로닉스 등 해외업체들에게 먼저 CCFL을 공급한 후 국내 시장에 역진입했다. 일단 두 회사는 모두 올해 사상최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있으며 이를 반영한 듯 주가도 비슷하다. 전일 종가기준 금호전기와 우리조명의 주가는 각각 2만3700원, 2000원으로 거래소에 상장된 금호전기의 액면가가 5000원이고 코스닥에 등록된 우리조명의 액면가는 500원임을 감안할 때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월 생산규모나 인지도에서 앞선 금호전기가 시가총액은 훨씬 많다. 525만주를 가진 금호전기의 시가총액은 1244억원이며 우리조명은 5분의 1 정도인 252억원이다. 금호전기는 올 1분기에 매출 273억원, 영업이익 27억원, 순이익 1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CCFL와 BLU 등 LCD 사업부 매출이 113억원을 기록, 형광등ㆍ백열등 등 기존 조명사업을 제치고 확실한 주력제품으로 등장했다. LCD 사업부 매출액 113억원은 전년동기대비 190% 증가률을 과시했다. 특히 전체 매출비중은 지난해 1분기 12%에서 45%로 4배 가량 급증, 확실한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고있다. 금호전기는 최근 생산라인 증설도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CCFL과 BLU 생산을 월 400만개, 120만개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금호전기 전진우 팀장은 "2분기 들어 CCFL 납품물량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하반기부터 LCD-TV 용 CCFL 매출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LCD 부품사업이 연내 매출의 60%정도를 차지할 것"고 말했다. 우리조명도 만만치않다. 우리ETI는 올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63%나 성장한 3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모기업인 우리조명의 1분기 매출액이 100억원임을 감안할 때 우리ETI가 우리조명의 수익에 차지하는 역할을 짐작할 수 있다. 영업이익과 경상이익도 각각 5억원, 3억5000만원을 기록해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우리ETI는 LG필립스LCD 외에 휴렛패커드, AU옵트로닉스, 소니 등에도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우리ETI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로 LG필립스LCD로의 납품 물량이 500만개 정도였는데 올 1분기에만 250만개 정도로 늘었다"며 "중국ㆍ대만으로의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상반기에 생산설비 증설을 마치면 하반기 월 생산규모가 180만개로 늘어날 것"이라며 "우리조명의 올해 매출목표인 180억원의 절반 정도를 우리ETI가 담당할 것"으로 자신했다. 한편 애널리스트도 "두 업체의 우열을 가리기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고있다. 동양증권 이승혁 연구원은 "실적호전이 금호전기는 영업이익에, 우리조명은 경상이익에 반영된다는 점만 다를 뿐 LCD 시장성장에 따른 양사의 성장성은 평가할 만하다"며 "금호전기는 CCFL 외에 BLU를 통해 제품다각화에 성공한 것이 강점이고 우리ETI의 경우 올해부터 NEC에 지급하던 로열티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LCD 가격 약세에 따른 부품가격 하락이 더욱 심화되고있어 어떤 업체가 생산원가 절감 및 기술력 우위에 서느냐에 따라 1위 자리가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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