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지난 19일 정오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이마트(139480)에는 설 성수품 할인 소식에 한달음에 방문한 소비자들이 과일코너 앞에 북적였다. 정부가 설을 앞두고 성수품 가격잡기에 나서면서 농축산물 할인 지원에 역대 최대 수준인 840억을 투입하고 할인율을 확대키로 하면서다. 대형마트 과일 코너에는 농림축산식품부 할인지원가라는 문가가 빨간색으로 큼직하게 적혔고 마트 곳곳에 행사상품이 자리잡으면서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다.
| 19일 목동 이마트의 과일코너에서 소비자들이 가격을 비교하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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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코너를 꼼꼼히 살피던 A씨는 “농식품부 할인지원이 들어간 상품은 그래도 사과 한 개에 2000원 가량 싸졌다”며 “할인이 적용되지 않은 상품은 거의 한 개에 3000원 돈이어서 자연스럽게 지원이 들어간 상품 쪽으로 마음이 쏠린다”고 설명했다. 설 차례상 위에 올라가는 딸기도 농식품부 할인지원으로 몸값이 수그러들었다. 비회원가 1만 2850원이었던 가격은 30% 할인돼 8995원으로 1만원 이하에 구입이 가능했다.
설 성수품 할인이 들어간 사과는 5~6개가 들어간 한 봉지에 1만 430원으로 할인이 들어가지 않은 국산 사과보다 최대 41%가량 저렴했다. 나주신고배 4~7개입이 들어간 한 박스는 1만 2530원으로 할인전 1만 7900원보다 30% 할인됐다.
| 19일 목동 홈플러스에서 한 주부가 미국산 수입 달걀을 집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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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구에 있는 홈플러스에는 달걀 가격 안정을 위해 들여온 미국산 달걀에 소비자들의 관심dl 쏠렸다. 한 판 가격은 4990원으로 동일한 국산 백색 달걀(8190원)보다 64%나 저렴하다. 다른 무항생제 계란은 모두 1만원을 웃도는 가격이었다. 이번에 입고된 미국산 달걀은 초도물량(9000판, 30구 기준)이 나흘 만에 모두 판매된 이후 새로 1000만판이 순차입고 중이다.
미국산 달걀을 집어든 주부 B씨는 “명절음식에는 달걀을 많이 사용한다”며 “저렴한 달걀이 나와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이어 “물가가 너무 올라서 걱정했는데, 조금은 편하게 차례상을 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19일 목동 홈플러스에서 한 부부가 소고기를 고르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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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설 성수품 대책이 적용되지 않은 소고기와 채소 등은 여전히 비싸다는 목소리가 컸다.
한우의 경우 정부가 수요증가에 대비해 평시 대비 공급량을 1.8배 늘렸지만 가격은 여전히 높아 수입산 소고기와의 가격차이는 상당했다. 이날 홈플러스에서 판매중인 국내산 한우 등심은 158g에 멤버십가격 1만6136원이었지만 호주산 목심, 등심 628g은 1만3830원으로 g당 가격(한우 107원, 호주산 22원)은 한우가 호주산 소고기보다 4배 이상 비쌌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흙쪽파는 100g당 2282원으로 2주 전보다 12% 올랐고 애호박은 2085원으로 같은 기간 19% 뛰었다. 흙대파 1단(500~800g)은 4745원으로 2주 전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1년 전보다 여전히 12% 비싸다. 밤과 대추는 설 1~2주 전에 산림조합 저장물량을 집중적으로 공급할 것으로 예상돼 현재 가격보다 떨어져 장바구니 물가를 조금 더 가볍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부부가 함께 장을 보고 있던 C씨는 “정부가 설 성수품에 대해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전반적인 물가가 비싸서 크게 체감이 되진 않는다”며 “먹는 것 마저 줄여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