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아끼려다"...숨진 노부부 안방에서 발견된 매트 2장

  • 등록 2024-01-04 오전 6:42:56

    수정 2024-01-04 오전 6:42:5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전북 남원의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 거동이 불편한 노부부가 숨졌는데, 부부는 난방비를 아끼려고 보일러 대신 난방용 매트 2장을 겹쳐 사용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북 남원시 산동면에 있는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 A(83) 씨와 그의 아내(69)가 숨졌다.

새벽에 ‘펑’하는 소리를 들은 주민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소방 당국은 불길이 이미 집안 전체로 번진 상태였다고 밝혔다.

3일 오전 5시 50분께 전북 남원시 산동면의 한 주택 화재로 80대 A씨와 그의 아내가 숨지는 사고가 나 소방대원과 경찰관이 현장 감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씨는 다리가 아파 거동이 불편해졌고, 아내 역시 지적 장애 2급 판정을 받아 주로 집 안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아들과 딸이 자주 들러 부부가 먹을 음식과 약 등을 가져다줬다고.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된 안방에선 온수매트 위에 전기매트가 포개져 있었고 휴대용 가스버너 등이 발견됐다. 보일러는 켜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보일러 대신 난방매트를 겹쳐 사용하다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온수매트와 전기매트 (사진=연합뉴스)
마을 주민은 연합뉴스를 통해 “몸을 움직이기 힘들면 주방까지 갈 힘도 없어서 안방에 휴대용 가스버너를 놓고 생활하는 노인들이 많다”며 “난방비를 아끼려고 보일러도 안 켠다.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아침부터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워했다.

소방 당국은 “온수매트와 전기매트를 겹쳐 사용하면 열이 축적돼 불이 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부부의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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