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부터 럼피스킨병까지…잇단 가축전염병에 축산농가 시름

20일 충남 서산서 소 럼피스킨병 국내 첫 확인
10월까지 ASF 9건, 작년 연간 발생건수 넘어서
동절기 고병원성 AI 주의…방역당국, 예찰 강화
  • 등록 2023-10-22 오전 10:14:20

    수정 2023-10-22 오후 7:17:49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올해 국내 농장에서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ASF)등 가축전염병 발생이 잇따르고 최근에는 국내 처음으로 소 럼피스킨병이 확인되면서 축산농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동절기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가능성에 방역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오후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Lumpy Skin Disease)이 발생한 경기도 평택시의 한 젖소 농가에서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럼피스킨병 국내 첫 확인…구제역에 ‘청정국’ 지위 회복 물거품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충남 서산시 한 한우농장에서 소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나온 뒤 충남 당진시, 경기 평택시 농장 등을 포함해 네 번째 확진 사례가 나왔다.

럼피스킨병은 모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주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소만 감염되며 폐사율은 10% 이하로 알려졌다. 우유 생산량이 줄고, 소의 유산, 불임 등도 나타나 확산하면 농장의 경제적 피해가 크기 때문에 국내에서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올해 국내 농장에서는 럼피스킨병뿐 아니라 가축전염병 발생이 잇따르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5월 10~18일 국내 농장에서 구제역 감염 사례가 11건 발생했다. 구제역은 소, 돼지, 양 등 우제류가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병으로, 감염된 동물은 입과 혀 등에 물집이 생기고 식욕 부진 등이 나타나 심한 경우 폐사한다.

당시 충북에서 구제역 발생이 이어지자 정부는 5년여 만에 구제역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소독과 검사 등을 강화했다. 구제역이 발생한 시군뿐 아니라 인접한 대전, 세종의 소·돼지 농장에서 구제역 백신 접종을 진행하기도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월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로부터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얻어 한우 수출에 박차를 가하려고 했지만 이 때문에 청정국 지위를 얻지 못했다. 구제역 청정국으로 인정받으려면 최소 2년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지난 8월 1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경기 반려마루 여주’에서 수의사가 고양이 코와 입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검사를 위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ASF 발생 예년보다 늘어…고병원성 AI 이른 확산 가능성에 ‘촉각’

올해 들어 10월까지 양돈농장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건수도 9건으로 2020년(2건), 2021년(5건), 작년(6건)까지 연간 발생 건수를 이미 넘어섰다. 또 최근 ASF에 확진된 야생 멧돼지의 발견 범위가 경기, 강원에 이어 경북 지역까지 넓어진 것도 문제로 꼽힌다. 방역당국은 오는 31일까지 정부 합동 특별점검을 진행 중이다.

방역당국은 최근 소 럼피스킨병 발생에 이어 동절기 고병원성 AI 확산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고병원성 AI는 보통 국내에서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유행한다. 야생조류뿐 아니라 가금농장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에는 10월 고병원성 AI 발생이 확인돼 올해 4월까지 가금농장에서만 70여건이 보고됐다. 또 지난 12일 일본에서 고병원성 AI 항원(H5N1형)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전달되며 정부는 국내 유입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보고 예찰과 농장 점검을 강화했다.

앞서 지난 7~8월 서울의 동물보호소 두 곳에서 각각 고양이 여러 마리가 고병원성 AI에 감염돼 폐사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이 중 한 보호소에서 보관한 사료에서 고병원성 AI 항원이 검출돼 방역당국은 해당 사료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포함해 역학조사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정확한 감염경로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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